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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vs ‘노비’ 초등교사가 신분제 학급 운영 논란일부 학생 “친절했지만 신분 구분 싫어”…아동기관 “정서 학대”
학부모 문제 제기…학교측 “악의는 없었다는 판단” 담임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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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4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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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진 ‘신분제’ 학급 운영이 논란을 빚고 있다.

교육적 효과를 위한 선의의 지도방법이라 하더라도 인권 침해 요소가 있으면 아동 학대에 해당한다는 것이 교육전문기관의 판단이어서 일선 교사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A 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6일께 5학년 담임인 B 교사의 학급 운영 방식에 대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B 교사가 생활 규정 차원에서 운용한 신분제에 대해 일부 학부모가 “정도를 벗어났다”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과 함께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뒤 심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아동 정서 학대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통보했다.

이 기관은 “교사의 행위가 학생 지도 방법의 하나로 이뤄진 것임을 고려해 처벌보다는 아동 권리 증진에 기반을 둔 바람직한 훈육 방법을 찾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조건을 달았다.

학교 측에 따르면 B 교사는 칠판 오른쪽 환경판에 ‘오늘 나의 신분은?’이라는 제목으로 5칸에 위로부터 각각 왕, 귀족, 중인, 평민, 노비 캐릭터를 설치해 해당 칸에 한복 캐릭터의 학생 얼굴 사진을 탈부착했다.

교사는 숙제, 청소, 선행, 욕설 금지 등 학기 초 약속을 토대로 경고가 누적되면 상벌제처럼 신분을 한 칸 내렸다.

학교 조사 결과 학생 대부분 왕 칸에 있었다. 중인 칸에 부착된 경우는 1∼2번뿐이고, 평민과 노예 칸에 학생 얼굴이 걸린 적은 없었다. 귀족이나 중인 칸으로 신분이 떨어져도 오래지 않아 다시 위 칸으로 올렸다.

지난 5월 공개수업 때 이를 문제 삼은 학부모는 없었다.

C 교감은 “B교사가 올바른 품성을 가진 아이들로 이끌고, 2학기부터 역사 수업을 하는데 과거 신분제를 시각적·상징적으로 보여주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의가 없었고, 교육적인 접근이었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어 설치물을 떼도록 했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정서 학대 소견 통보 후 분리 조치(담임 교체) 했다”고 덧붙였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에서 학생들은 “선생님이 착하고 친절해요” “나쁘게 안 해요”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신분제에 대해서는 일부 학생이 “그렇게 하는 것은 싫었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정서 학대 소견을 내린 배경으로 보인다.

B 교사 징계는 불가피해 보인다.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연계해 정서 학대 부분을 조사 중이고, 작년 1학기 초에 발생한 여학생 간 학교폭력 건을 매뉴얼대로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점도 있어서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폭력 대응도 그렇고 경력이 4년 차로 짧아 학급 운영의 통찰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동 인권 감수성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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