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승 동천동강병원 외과 전문의
지난 여름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입에서 연기가 나오는 용가리 과자’가 유행한 적이 있다. 과자에 질소가스를 주입하여 기화되는 것을 이용한 원리인데, 천안의 워터파크에서 초등학생이 이 과자를 먹다가 액체질소를 같이 먹어 위에 구멍이 생기는 위천공이 발생한 적이 있다. 위천공으로 위에 있는 음식물이 흘러나오면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는데 고열과 복통을 호소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복막은 뱃속에 있는 장기를 덮고 있는 얇은 막으로, 복막에 염증이나 자극증상이 생기면 복막염이 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울산시민 중 무려 12만9394명이 복막과 관련된 질환으로 외래진료를 받았다. 급성 복막염의 경우에는 중독이나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며, 위나 장의 천공이나 자궁외 임신의 파열 등이 원인이 된다. 천공으로 인한 복막염의 경우에는 심한 복통과 쇼크증상이 올 수 있다. 만성 복막염은 결핵과 암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간경화 말기에도 흔히 볼 수 있다.

복막염은 원인에 따라 위나 장기의 천공, 외상이나 수술, 복막투석, 결핵 등으로 인한 감염성 복막염과 무균성 체액이 복강내로 유출돼 발생하는 비감염성 복막염으로 분류된다. 흔히 복통, 압통, 반발통, 기침하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행위에서 통증이 악화되는 증상을 보인다. 통증은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이다. 또한 구역, 구토, 복부팽만, 심박수 증가, 체온증가, 혈압저하 등이 동반된다.

복막염은 증상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혈액검사를 진행하여 원인균에 대한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한다. 복막염의 원인이 되는 장기를 확인하기 위해 X선 촬영, 복부초음파, CT 촬영 등을 시행한다. 이 외에도 복수천자, 복강 내 세척 등을 시행해 얻은 검체를 통해 세균성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게 되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있는 환자라도 반드시 위와 같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병원에서는 최대한 빨리 감염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금식을 통해 장의 휴식과 회복을 돕는다. 원인균이 명확하다면 항생제를 투여하며 정맥주사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한다. 금식이 완료되면 고열량, 고단백식으로 영양을 보충하도록 한다. 수술적 치료는 원인 장기를 수술로 제거, 봉합하고 생리식염수와 항생제를 이용해서 복막을 세척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복막염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현재까지 복막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조재승 동천동강병원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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