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양규 울산제일병원 비뇨기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과민성 방광
요의 자주 느끼고 소변 본 후에도 시원함 못 느껴
국민 10명 중 1명 겪어, 男보다 女·고령층에 많아
약물·전기자극 치료…스스로 하는 방광훈련 도움

전립선 질환
젊은층은 전립선염·고령층은 전립선 비대증 흔해
비대증·암 모두 배뇨장애 증상 탓 헷갈릴 수 있어
전립선암 발생률 급증…50세부터 매년 검진 필수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평소 배뇨장애가 있었던 이들은 소변 때문에 더욱 힘들어 지기도 한다. 과민성 방광이나 전립선 비대증 등 배뇨장애가 있는 이들에게서는 이런 증상들이 더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움츠러든 몸에 배뇨까지 불편하게 하는 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배양규 울산제일병원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들어본다.

◇과민성 방광

우리 몸이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특히 방광의 배뇨근이나 요도 괄약근이 수축하게 되면 요의도 자주 느끼면서 배뇨도 시원치 않게 된다. 심리적인 위축도 빈뇨나 급박뇨의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급성방광염과 증상이 매우 유사하나 실제 소변에 염증이나 세균은 검출되지 않는 상태로 요절박, 빈뇨, 야간뇨, 절박 요실금 등이 나타난다. 이 중 요절박은 반드시 포함돼야 과민성 방광이라고 진단한다.

과민성 방광의 원인은 다양한데, 크게는 방광을 수축하는 배뇨근의 장애, 배뇨근을 지배하는 신경계통의 장애로 초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외 배뇨근을 과민하게 자극할 수 있는 요로감염, 식품, 약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과민성 방광의 유병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배뇨장애 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조사한 결과 여성이 14.3%, 남성 10.0%가 과민성 방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0세 이상의 연령군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여성 18.4%, 남성 11.2%로 나타났다. 즉 우리국민 10명중 1명은 과민성 방광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율이 높았다.

과민성 방광의 검사는 먼저 설문지를 통해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지, 배뇨의 빈도, 절박뇨의 정도, 패드의 사용 유무 등 배뇨장애의 정도와 증상을 파악한다. 또 염증 여부를 알기 위해 요검사를 진행하며, 방광에 남아있는 소변의 양이나 방광의 상태, 암이나 결석의 유무를 알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하기도 한다. 그외 방광 내시경검사나 요역동학검사 등이 있으나 대개는 간단한 검사로도 충분하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는 요검사 등에서 요로감염이나 다른 원인 질환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먼저 약물 치료를 실시한다. 배양규 전문의는 “과거에는 과민성 방광의 진단 자체도 애매할뿐만 아니라 뚜렷한 치료 약물이 없었지만 현재는 부작용도 적고 복용하기도 편리한 약들이 많이 개발되었다”며 “약물에 반응이 적을 때는 방광 배뇨근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전기자극이나 전자기장으로 주기적인 자극 치료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빈뇨나 요절박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과민성 방광의 경우 방광훈련이 도움된다. 본인의 배뇨상태를 정확히 기록하는 배뇨일지를 3일 정도 기록, 본인의 배뇨상태를 파악한 후 화장실에 가고 싶은 기분이 들어도 참아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배 전문의는 “방광훈련은 단계별로 하는 것이 좋은데 1~2주에 30분씩 늘려서 가는 것이 좋다”며 “골반저근운동도 좋은데 요도를 수축시키는 힘을 단련하는 체조다. 기본은 등을 대고 누워 다리를 가볍게 벌리고 무릎을 굽힌 자세에서 질과 항문을 조이고 이완하는 동작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산후에 주로 하는 ‘케겔운동’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립선 질환

전립선은 남성에만 존재하는 장기로 젊은 연령층에서는 전립선염, 고령에서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을 주로 일으킨다.

전립선비대증은 연령의 증가에 따라서 전립선이 커지는 질환으로 남성이라면 일생동안 한 번쯤은 경험한다고 볼 수 있다. 전립선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률이 아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OECD 국가 중에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의 경우 전립선이 크지 않을 때는 소변줄기가 가늘어 지는 증상보다는 방광을 자극함으로써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급하게 보는 증상이 주로 있다. 전립선이 많이 커져서 요도를 막게 되면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 금방 나오지 않고 힘이 많이 들어가며, 배뇨 후에도 소변을 흘리게 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배뇨장애 증상은 전립선 비대증이과 전립선암에서 비슷하게 올 수도 있으나 대개 전립선암에서는 증상이 급하게 시작하며 배뇨장애 증상 외에 암의 전이 등에 의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전립선 비대증과 유사한 증상 탓에 전립선암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전립선암에 대한 검사를 보다 젊은 연령층에서부터 시작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을 때는 40세부터 매년 검진이 필요하고 가족력이 없어도 50세 부터는 매년 1회씩 검사를 권유하고 있다.

배 전문의는 “전립선 비대증은 다른 장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양성 질환이다. 따라서 커진 전립선 조직 자체만 관리를 해주면 된다. 즉 전립선이 많이 커지지 않고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물 치료를 하게 되고 전립선의 크기가 많이 크고 증상이 심할 때는 전립선을 수술적인 방법으로 제거해 준다”며 “이때도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은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 요도를 통한 내시경으로 절제한다. 그러나 전립선암에 있어서는 전립선피막과 정낭을 포함한 광범위한 절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조기 발견 시는 적절한 절제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발견이 지연되어 전이가 있을 시에는 완치를 위한 수술적인 방법은 가능하지 않고 약물 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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