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돈 벌었다 소문에
대학가도 일확천금 꿈에 빠져
전문가 “투자사기 피해 볼수도”
산업·농업용 전기 몰래 끌어쓴
가상화폐 채굴업체 8곳 적발도

광풍이 일고 있는 가상화폐 유혹에 빠져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학 캠퍼스가 몸살을 앓고 있다. 또 가상화폐 채굴장을 운영하기 위해 값싼 산업용이나 농업용 전기를 이용하다 적발되는 업자들이 덜미를 잡히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울산의 한 대학 페이스북에는 지난달 초 가상화폐에 투자해 돈을 벌었다는 글이 게재됐다.

△가상화폐 유혹에 상아탑 몸살

“오늘 비트코인 2400에 다 팔았습니다. 21억원이 생겼는데 뭘해야 할까요”라는 내용으로 글이 올라와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대학생 김모(22)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주변의 권유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2000만원을 투자해 9억원을 벌었다는 등 대학내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 졸업생이 지난 12일 가상화폐 채굴기(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생성하는 시스템)를 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170만원 짜리 한달에 40만원 가량 벌수 있는데 전기세 빼고도 넉넉잡아 30만원을 벌수 있다. 자취방에서 쓴다면 전기요금 6만원~8만원 나옵니다. 전기세가 무료인 곳은 40만원을 벌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인데 150여명이 조회했다.

부산대를 중심으로 한 부산지역 대학생 40여명은 지난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정모’(정기모임)를 만들었다. 해당 모임에서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던 한 학생이 최근 40만원을 투자해 2000만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학생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의 경우 지난 11일 신설된 ‘재테크 게시판’에 가상화폐 관련 글 200여건이 우후죽순 격으로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열풍 속에 한탕주의 환상에 빠진 대학생들이 투자사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투자에 주의해 달라고 조언한다.

△산업·농업용 전기 이용

가상화폐 채굴 업체 적발

한전부산울산본부는 산업·농업용 전기를 부당하게 사용한 가상화폐 채굴업체 8곳을 적발해 전기료 면탈금 등 7300만원을 추징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전부산울산본부는 앞서 지난해 12월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지역 업체의 전기사용 패턴을 분석, 가상화폐 채굴업체를 조사했다. 총 98곳이 24시간 일정된 패턴으로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등 의심스러운 사용 패턴을 보였다. 현장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8곳에서 가상화폐를 발견했다. 적발된 채굴업체는 서부산, 중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시, 김해시 등 6개 지역에 분포돼 있었다.

산업용이나 농사용 전기는 일반용 전기에 비해 저렴하며, 농사용의 경우 일반전기요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전부산울산본부 관계자는 “기업체의 산업생산을 유도하려고 정부와 한전이 마련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가상화폐 채굴에 이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앞으로도 용도 외 전력 사용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봉출·박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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