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이웃사랑 모금 지표인 ‘사랑의 온도탑’이 기부 한파에 꽁꽁 얼어붙었다.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기부문화 불신이 낮은 수은주로 나타나면서 일부 지역은 모금 역사상 최초로 목표달성에 실패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례없는 경기침체와 자연재해 등 잇단 악재속에서도 14년 연속 100도를 넘어선 울산 사랑의 온도탑도 모금 마감 열흘을 앞두고 88.8도에 머물고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웃들을 도우려는 인간애를 발휘해 온 울산 시민의 온정이 또 한번 집결돼 15년 연속 100도 달성을 이뤄냈으면 한다.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목표액 1%에 해당하는 성금이 모이면 눈금이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는 93.1도를 기록하고 있다. 목표액 3994억원 중 3720억원이 모여 수은주에 반영됐다. 열흘 남은 모금 마감까지 목표달성이 순조롭게 보이지만 일부 지역 모금회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 수은주에 애가 타고 있다. 사랑의 온도가 가장 낮은 지역은 경남으로 수은주가 70.1도를 기록 중이고 강원(72.1도)과 충북(75.6도)도 80도를 채 넘지 못했다. 이어 세종(80도)을 비롯해 경기(80.5도), 대전·전남(82.1도), 부산(84.6도), 전북(88도), 울산(88.8도)도 목표달성이 요원하다. 이미 목표액을 달성한 대구(100.8도)와 나머지 경북(91도), 충남(92.2도), 제주(93.9도), 광주(96.2도), 인천(97.6도), 서울(98.6도) 지역 모금회만 펄펄 끓는 온도 탑을 기대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전년도 캠페인 시작 당시 태풍 피해 성금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어려운 경제 상황 등으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예상을 깨고 캠페인 시작 64일 만에 목표를 조기 달성한 바 있다. 목표액인 58억5000만원을 거뜬히 넘어서며 14년 연속 100도 달성이라는 기록을 이어간 것이다. 기업과 개인 할 것없이 한마음으로 사랑나눔에 동참한 결과다.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서도 나눔은 잊지 않았고, 전국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천사계좌’ 단체가입 등 개인들의 기부가 날로 확산되는 등 지역에서의 나눔문화가 생활속에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과달성했던 전년 캠페인때보다 더 뜨겁게 달궈지기는 어렵겠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을 보탰으면 한다. 남은 기간 이웃사랑을 향한 울산시민의 저력 발휘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