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700만명시대를 열었다고 자부하는 울산시가 올해는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목표달성을 위해 단체관광에 대한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울산방문의 해’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관광산업에 있어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울산시가 문화관광부로부터 ‘울산방문의 해’로 지정받은 것은 관광도시를 향한 에스컬레이터에 한 발을 올려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올해의 과제는 에스컬레이터에 두발을 모두 싣는 것이다.

관광산업은 한번 상승곡선을 타기만 하면 사선으로 올라가는 에스켤레이터가 아니라 엘리베이터처럼 수직상승도 가능하다. 그러나 자칫 제때 나머지 한발을 올려놓지 못한다면 먼저 올려놓은 한 발마저 뒤로 물리지 않을 수 없다.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할 뿐 아니라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인센티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현금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다. 숙박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전세기·크루즈 유치와 해외홍보 마케팅비도 지원한다. 자치단체의 예산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공은 인프라 조성과 달리 그 목적이 분명하고 단기적인 효과도 확고해야 한다. 인프라는 관광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울산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뿐 아니라 장기적 자산이 되지만 관광객들에게 현금으로 제공되는 인센티브는 자칫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 제공으로 당장에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인프라 조성을 동시에 해나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광인프라 조성의 첫 출발은 울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이미지를 찾고 그에 어울리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 다음 하나둘 수요자가 늘어나면 그들의 요구를 세심하게 살펴 적확한 시설이나 행사 등을 만들 때 비로소 관광객들의 취향저격이 가능해진다. 요즘 젊은층에서 여수는 ‘여수 밤바다’로 불리며 여행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뜨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수시는 바닷가에 버스킹을 할 수 있게끔 여러개의 작은 무대와 관람석, 포장마차를 조성했다. 그 결과 ‘여수 밤바다’라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고 관광도시로 급부상한 것이다.

울산지역 관광인프라 조성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문제점은 울산시라는 큰 틀이 아닌 기초단체별로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동구는 울산대교 종점에 선박 프로펠러를 설치하고, 북구는 강동에 ‘지중해풍 경관존’을 만들고, 중구는 100개의 울산큰애기를 설치하고, 수많은 고래를 설치하던 남구는 또 동굴피아광장에 학을 설치하고, 울주군은 간절곶에 해넘이 조형물을 설치했다. 중·남·동·북·울주가 아닌 울산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겐 혼란스러운 정체불명의 도시로 인식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도시내 조형물이나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뜬금없는 건축물은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관광산업의 퇴보를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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