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울산에 내린 비는 예년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보니 지역 내 주요 저수지 87곳의 저수율도 날마다 떨어지고 있다. 울산의 주 식수원인 회야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수위조절을 해온 사연댐은 식수원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올해도 가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울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의 가뭄이 ‘심함 단계’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경보다. 정부는 이미 관계부처 합동 가뭄대책 전담팀을 중심으로 급수체계 구축 등 선제적 가뭄대응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한해도 낙동강물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울산의 험난한 현실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울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돗물 생산을 위해 사용한 총 원수는 1억3000만t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49.2%)인 6400여만t이 낙동강물이다. 전년도 총 원수대비 낙동강물 유입 비율 8.4%와 비교하면 6배나 많다. 덩달아 올해 3월부터 1년간 수자원공사에 지불해야 할 물이용부담금의 단가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t당 14.3원에서 올해는 t당 83.5원으로 올랐다. 공업용수도 지난해 t당 129.5원에서 올해는 160.3원으로 23.7% 올랐다. 물부족 도시 울산이 치러야 할 대가지만 별다른 대책없이 오롯이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도시화와 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현상 심화 속에서 우리 나라 또한 물 부족국가 군으로 분류된지 오래됐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울산은 물기근 도시로 분류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별 심각성을 못 느낀다. 여전히 ‘물 쓰듯’하고 있다. 물절약을 위한 공감대 형성부터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