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울산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통계가 발표됐다. 동남지방통계청의 ‘2017년 울산산업활동 동향’은 산업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마이너스’ 성장을 알렸다. 교역량과 산업생산 확대로 회복국면에 진입한 글로벌경제나 국가경제와는 달리 울산만 거꾸로 가는 형국이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울산의 수출 주력산업에서 조선, 석유화학 등 한계기업이 빠르게 증가하는데다 노동시장 경직으로 계속적인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고됐다. 울산경제가 성장한계에 직면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세계적 보호무역 장벽을 뚫고 나갈 힘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2017년 울산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광공업 생산은 3.9% 감소했다. 2013년 -1.9%, 2014년 -2.0%, 2015년 -3.3%, 2016년 -1.3%에 이어 5년 연속 감소세다. 생산이 줄면서 생산자제품 출하도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특히 재고량은 전년대비 13.0%가 증가했다. 소비지표인 대형소매점 판매도 5년 연속 부진에 빠졌다. 지역 소비는 2013년 -0.4%, 2014년 -5.0%, 2015년 -3.3%, 2016년 -4.1%, 2017년 -4.5% 등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울산의 건설수주액은 2조2075억원으로 전년대비 43.4% 격감했다. 4년만의 감소세다. 건축(-45.3%) 및 토목(-40.3%) 부문 모두 줄었다.

지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부정적 인식 확산도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가 지난 1월15일부터 19일까지 ‘2018년 2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황이 전월에 비해 크게 하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이 69.0으로 전월보다 11.7P나 하락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고, 비제조업도 62.9로 전월보다는 8.5P 하락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내수부진, 업체간 과당경쟁, 원자재가격상승 등을 요인으로 들고 있다.

고착화될까 두렵다. 부정적 인식이 자신감 결여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곧 무기력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만과 착각이 아닌 냉엄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기술혁신과 생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도전했던 과거의 경험을 자산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과감한 산업간 영역파괴도 시도해야 한다. 위기극복을 위한 새로운 각오가 더없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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