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21년 9월 산악관광엑스포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부처의 승인과 예산지원이 동반돼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사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계획대로 된다면 2010년 옹기엑스포를 개최한지 11년만에 국제규모의 문화행사를 열게 된다. 엑스포(EXPO)는 국제적인 규모와 체제를 갖추어 개최되는 박람회를 일컫는 말로, 파리에 있는 박람회국제사무국의 승인을 받은 승인엑스포와 비승인엑스포로 나눠진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것은 옹기엑스포와 마찬가지로 비승인박람회다.

비승인이라 하더라도 엑스포는 규모가 큰 만큼 비용이 많이 들기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울산시는 200억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국비를 100억원 지원받고 지방비를 100억원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관람객을 100만명으로 잡고 경제적 효과 869억원, 일자리 창출 177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계산상의 성과만으로 쉽게 추진할 일은 결코 아니다. 옹기엑스포의 경험을 되살려 보면 단순히 예산상의 손익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년간 행정력의 총동원이나 관광자원으로 승화되지 못한 기반시설 조성, 엑스포 이후 기반시설의 운영 등 적잖은 후유증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당해년도 지역내 매출이나 일시적 일자리 창출보다는 장기적 관광효과와 지역의 문화수준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이유다.

산악관광엑스포 추진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은 산악관광활성화라는 장기적 목표 달성이다. 관광활성화는 일회성 행사로는 불가능하다. 장거리를 날아가는 ‘기러기 비행’ 처럼 ‘ㅅ’자 대형의 맨 앞자리에서 울산관광을 끌어갈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는지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일인만큼 범시민적 공감대도 전제돼야 한다.

영남알프스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1000m급 산봉우리가 연이어 있는 산군이다. 하지만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에 비하면 그리 이름난 산은 아니다. 겨우 울주산악영화제를 통해 산악관광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영화제 관람객은 5만명이라지만 지역내 동원인력이 다수였다. 복합웰컴센터도 모양새를 갖추어 가는 중이다. 기반이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하기는 어렵다. 관광엑스포는 기반시설이 갖추어진 가운데 정체성과 독창성, 신비감이 있는 콘텐츠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한때 유행처럼 전국 지자체가 엑스포를 개최했지만 성공한 엑스포는 많지 않다. 울산시가 다시 엑스포를 개최한다면 그로 인해 울산의 품격이 한단계 높아졌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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