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울산을 방문했다. 12일 열린 UNIST 학위수여식 참석을 위한 울산방문이다. UNIST가 국립대학이긴 하지만 2009년 개교 이후 대통령이 졸업식에 참석한 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대학 등 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것도 처음이다. 산업기술박물관, 산재모병원 등 국책사업이 무산위기에 놓이면서 울산을 홀대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UNIST 학위수여식 참석으로 울산을 첫 방문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문대통령의 축사 등에서 나타난 울산방문 이유는 세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UNIST와의 인연이다. 문대통령은 이날 “UNIST와 조금 특별한 인연이 있다”면서 UNIST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지로 설립됐고 문대통령이 당대표로 있을 때 과기원으로 승격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확산되고 있는 울산홀대론에 대한 반론으로도 해석된다.

두번째는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문대통령은 이날 가장 먼저 UNIST학생창업지원센터인 유니스파크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10조원의 혁신모험펀드 조성으로 청년들의 모험적인 창업활동을 적극 뒷받침”해 “폭풍의 시대와도 같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의 창업과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UNIST가 혁신모험펀드 조성 등 혁신성장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다음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문 대통령은 졸업식 축사에서 “정부는 지역대학과 공공기관, 지역기업이 산학연 연계를 통해 지역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인재 육성으로 4차산업혁명을 통한 제조업 혁신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문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막내 국립대이자 지방대학인 UNIST 졸업식을 방문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 결과가 지역발전으로 연결될 것임을 역설한 것은 국정철학을 담아내기에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성장정체에 직면한 울산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는 시민들에게도 새로운 기대감을 줄 수 있을 법하다.

다만 문대통령의 첫 울산방문이 울산의 현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려운 시기에 이뤄진 대통령의 첫 방문이기에 울산시민들은 울산의 미래를 여는 작은 열쇠 하나쯤 쥐어줄 것이란 기대를 했다. 특히 UNIST 학위수여식 방문이기에 UNIST가 간절히 희망하는 산재모병원 건립에 대한 확답을 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울산과기대 설립을 약속한 것은 청와대에서 열린 영남권 신문사 편집국장 간담회에서 본보 국장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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