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의 온도

문장의 온도
이덕무 지음
한정주 엮음/ 다산초당
360쪽/ 1만5000원

메마르고 허전한 일상을 위로하는 문장이 있다. 거창하고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소박한 문장인데도 몸과 마음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문장. 바로 이덕무(1741~1793)의 소품문 에세이가 그렇다. 조선 후기 북학파 실학자나 ‘간서치(책 바보)’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덕무는 평범한 일상 속에 숨은 아름다움을 발견해 문장에 녹여내는 데 탁월했던 ‘에세이스트’다. ‘이덕무 마니아’인 고전연구가 한정주는 그가 남긴 소품문 에세이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의 아름다운 문장들을 꼽아 그 정수를 이 책에 오롯이 담아냈다.

책 곳곳에는 생생한 일상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 이덕무는 삶에서 가장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의 글을 한 편 한 편 마주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메마르고 허전하게만 느껴졌던 우리 삶의 온도가 바뀐 것을 깨닫게 된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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