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민기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9일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조민기(53)가 생전에 남긴 손편지가 '디스패치'를 통해 공개됐다.
 
조민기는 9일 오후 4시 5분께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의 아내는 조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이곳저곳을 찾아보던 중 지하에 있는 개인 창고에서 조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유서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나 자택 등 다른 장소에 유서를 남겼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그가 사망 당일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피해를 입힌 것과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서 죄송함을 드러내며 신변을 정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다음은 조민기가 남긴 손편지 전문.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입니다.

너무나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립니다.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되어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청주대학교와 지금도 예술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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