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보다 가격경쟁력 저하
중국 점유율 10위권밖으로 밀려
올해 판매 목표에 ‘빨간불’

현대자동차가 올 들어서도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글로벌 최대시장인 중국시장에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쟁사들의 공세 속 중국 시장점유율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올해 중국시장 판매 100만대 이상 목표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자동차업계와 중국승용차시장연석회 통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현지에서 3만5595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45% 가량 떨어지며 실적이 반토막 났다.

현대차 부진을 틈타 중국 토종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지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49% 이상 확대된 10만971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상하이자동차는 2월 판매실적 9위에 이름을 올리며 10위권에 진입했다.

현대차 부진은 시장점유율을 보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연간 평균 3.43%를 기록했던 베이징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2월 들어 2.52%로 축소됐다. 지난해 2월 4.48%, 연말 4.02%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지리자동차 점유율은 전년 2월과 비교해 2.7%P 확대됐다.

 

작년 2월과 비교해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0.5% 감소한 상황에서 베이징현대차의 점유율 감소폭이 다른 업체에 비해 크다는 것은 경쟁사들에 시장을 잠식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계 합작사와의 경쟁도 심화됐다. 지난해 2월 점유율 9위였던 둥펑닛산은 베이징현대차를 제치고 상위권(6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광저우혼다는 현대차를 따돌리고 중국 시장점유율 상위 10개 업체에 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계 브랜드까지 중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엔저 장기화에 따른 가격경쟁력 개선 덕으로 보인다”며 “베이징현대차는 가성비를 무기로 중국에서 시장 확대를 도모해왔지만 현지 토종업체들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며 시장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구매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전년 대비 72% 확대됐으나, 현대차는 보조금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쏘나타 PHEV 출시가 늦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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