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서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를 보여주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벌이보다 빨리 느는 빚에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소득 증가액을 훨씬 뛰어넘는 식탁·서비스 물가에 떨고 있는 형국이다. 나라 경제사정은 괜찮다는데 왜 이리도 서민 삶은 팍팍해지는지, 갈수록 악화되는 서민 삶의 질을 개선할 방법은 있는지 묻고 싶다.

신한은행이 발간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국내 보통사람의 가구 총소득은 월평균 438만원이다. 이중 50% 가량을 생활비, 교육비, 주거비 등으로 썼다. 월평균 저축은 100만원으로 41만원은 부채상환에 사용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국내 가계소득의 양극화다. 지난해 전문직(322만원→341만원)과 사무직·공무원(302만원→311만원), 자영업자(275만원→309만원) 등 고소득 직업군의 월평균 소득은 늘었다. 반면 판매 서비스·기능·생산직(248만원→239만원)과 프리랜서(185만원→148만원)는 감소했다. 근로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소득 격차는 1.5배에서 1.8배로 커졌다. 월평균 가구소득도 양극화가 심화했다. 월평균 7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968만원에서 1003만원으로 전년 대비 35만원이 늘었지만 월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평균 소득은 186만원으로 7만원 줄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가구 소득 격차는 5배에서 5.4배로 커졌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소득양극화가 완화되기는커녕 악화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는데,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서 소득증가 속도가 빚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상기 취약한 서민가계가 빚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3월 들어 무섭게 오르는 체감 물가도 걱정이다. 편의점 즉석식품부터 시작해 짬뽕과 짜장면, 햄버거, 피자 등 대표적 서민 음식들로 확산되고 있다. 외식가격과 목욕 등 생활서비스 요금 등 전방위적이다. 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가 올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 명약관화하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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