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
암은 생기기 마련이다. 나이가 80세 이상이 되면 50%의 확률로 암이 발생하게 된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한 예방과 조기 검진만이 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최근 유전학의 발전으로 암에 대한 유전적 원인과 진단이 대두되고 있어 암 유전자 검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암의 유전자 진단은 암 발생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암의 원인 유전자가 후손에게도 유전이 되기 때문에 이를 암 발생 전에 확인해 대처를 하는데 의의가 있다.

물론 암은 환경적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암 발생의 90%는 환경인자가 1차적 원인으로 흡연, 폭음,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유전적 원인은 암의 직접적인 원인에서 약 10% 정도 차지한다. 그러나 특별한 환경적 원인이 없이도 암이 발생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모든 암 세포의 발생에서 유전자 손상 및 종양 억제 유전자의 결손 등 유전적 기전이 관여되기 때문이다. 부모가 암이 있고 그 암이 유전성을 갖는 경우 암은 우성 유전형질을 갖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게 약 50%의 확률로 암 유전자를 물려 줄 수 있다. 특히 일가 친적 중 50세 이전 암 발생 병력이 있는 집안이라면 유전성 암 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에서 알려진 것처럼 유방암은 BRCA-1과 BRCA-2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각각 유방암의 40~50%와 30~40% 정도에서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BRCA-2변이는 남성에서도 6%에서 유방암을 발생시키고, 전립선암은 3배, 대장암은 4배 정도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BRCA-1변이를 가진 여성은 일생동안 난소암이 발생될 위험성이 40~60%다.

암 유전자 검사를 받는 일차적 목적은 자신의 위험성과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자녀 및 가까운 친척에게도 위험성을 알려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반드시 가족 내 암 병력을 확실히 알아야 하고 전문 의사와의 상담 및 혈액 DNA 검사가 필요하다.

이제는 무슨 암에 걸릴지 예측이 가능한 시대라 할 수 있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거나 음성일 때 그에 따른 정신적 충격과 다른 가족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절한 유전 상담이 필요하다. 양성 결과이거나 변이가 있다고 반드시 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암 발생 가능성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 사고의 위험성이 있지만 반드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자신의 암 유전자를 아는 것은 유전자 운명을 조금이나마 조절할 수 있게 함으로써 조기진단 및 예방이 가능해지는 등의 장점이 많다. 가족 내에 암 환자가 있다면 암 유전자 검사를 필히 권장한다.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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