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가 사전 계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700대 넘게 팔리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위험하다’는 편견을 뛰어 넘는 기술력과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친환경성으로, 수소차 시대의 본격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뜨거운 관심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사전예약이 몰리면서 보조금 지급분이 하루만에 동나 더 이상은 차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전날 예약을 시작한 넥쏘는 첫 날 하루동안 서울 227대, 울산 238대, 광주 156대, 창원 78대, 기타 지역 34대로 총 733대가 예약됐다. 올해 보조금 지급 대수 240여대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두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는 넥쏘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3390만~3970만원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올해 95대 보급예정으로 지자체보조금을 1150만원으로 책정한 울산의 경우 국비보조금 2250만원을 포함하면 기본사양(모던)은 3490만원, 고급사양(프리미엄)은 382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보조금은 지자체에 자동차 등록 순으로 지급되며 현대차는 사전예약 순으로 자동차를 출고할 예정이다. 올해 책정된 국고보조금은 240여대분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넥쏘 돌풍을 이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09㎞를 주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함께 첨단 기술, 안전성을 확보한데다 3단계 공기청정 기술로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본격적인 대중화 가능 여부다. 일반 소비자가 사용가능한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현 상태에서는 실생활에서 일반 자동차와 같이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부품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총 15개 수소충전소가 있다.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설치된 강릉, 평창, 여주(휴게소) 등 3개 임시 충전소를 제외한 12곳 중 서울 2곳(양재, 상암), 경기도 화성 2곳, 용인, 인천 송도 등 6곳은 연구용이다. 울산 2곳, 광주 2곳, 경남 창원, 충남 내포는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이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일반인들이 충전가능한 곳은 지자체·민간이 운영 중인 6곳과 서울 2곳 등 총 8곳에 불과하다. 울산에 설치 중인 4곳을 포함할 경우 올해 안에 수소충전이 가능한 곳은 12곳에 이를 전망이다. 추가로 환경부와 지자체·민간이 각각 8곳, 10곳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넥쏘의 판매 물량을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개발능력과 양산기술에도 인프라 투자 정책 지원 부족으로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는 딱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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