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울산광역시연합회(이하 울산예총)가 ‘울산예술인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문학, 미술, 사진, 연예, 음악, 연극, 국악, 무용, 건축, 영화 등 각 분야별 지역작가들의 경력은 물론이고 그들의 작품이 망라된 디지털자료실을 만들어 누구나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게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지지를 보냈다. 울산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적으로 널리 소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DB가 만들어져 활용되기 시작한지 약 2년여가 지났으나 제역할은커녕 자료확보도 거의 안돼 있다. 울산시로부터 3700만원을 지원받아 만든 홈페이지(www.usartdb.co.kr)는 아무런 자료도 없는 ‘빈껍데기’나 다름없는 상태다.

실상을 살피는 의미에서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자. ‘울산의 모든 문화, 예술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라는 제목 아래 울산문화데이터, 데이터검색, 정보공유라는 3개의 메뉴를 두고 있다. 울산문화데이터라는 메뉴의 단위협회 소개는 모두 예총 홈페이지에 있는 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옮겨놓았을 뿐이고, 문화데이터 활용안내를 따라가면 각 협회 홈페이지를 링크해주는 것이 고작이다. 가장 핵심 메뉴인 데이터검색에 들어가면 ‘총 데이터 29건’이라는 글귀가 놀랍다. 2000명이 넘는 예총회원 가운데 29명의 사진과 간단한 약력이 전부다. 회원의 1%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도 예총회장이 소속돼 있는 문인협회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3번의 클릭으로 모든 자료를 볼 수 있어 검색어를 넣을 필요도 없지만 실제 검색도 되지 않는다. 정보공유는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자료요청하기 3개로 구성돼 있으나 사실상 모두 백지다. 2016년 10월19일에서 2017년 2월16일까지 9차례 테스트한 흔적만 남아 있다.

이충호 예총회장은 “자료를 모아 한꺼번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면서 “올해 안에 60~70% 정보를 실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 자료를 보완해가겠다는 말인데, 그의 말대로 향후 회원 전원이 등록을 했다고 하더라도 데이터베이스로서 효용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작품 하나 없이 2000명의 사진과 약력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놓는 데이터베이스로는 ‘부가가치 창출, 접근성 향상, 문화향유 기회 확대’라는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려워보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 정도의 회원 소개는 각 단위지회의 홈페이지에도 들어 있다. ‘울산 문화, 예술의 모든 것’을 담은 울산예총데이터베이스는 과연 가능한 건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그 동안의 예산은 어떻게 쓰였는지, 추후 계획은 어떻게 돼 있는지, 실효성을 높일 방안은 있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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