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삼동면 산야초농가 방양희씨

▲ 울산 울주군 삼동면 출강리에서 산야초농장을 운영하는 방양희씨가 60여가지 산야초를 이용한 효소액, 장 등 발효식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20여년전 남편 건강회복차 귀농
소득원 막막해 채소 농사 시작
참나물 등 산야초 재배로 전향
재배법 배우고 관련 자격증도 취득

다년생 중심으로 200여종 재배
화학비료·농약은 일절 사용안해
年 1.6t 채취…가공식품도 생산
월 200만원 이상 수익 거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야초는 그 종류만 수백여종에 달하고, 효능과 맛이 다양해 귀농·귀촌인들에게 새로운 소득 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울산에서는 보기 드물게 산야초를 재배, 각종 효소와 장을 담가 판매하는 임업농가가 있다.

◇20여년 전 귀농 뒤 산야초 재배 시작

울주군 삼동면 출강리에서 산야초를 재배하고 있는 방양희(여·54)씨는 20여년 전 30대의 젊은 나이에 귀농을 결심하면서 임업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출강리 인근 6600여㎡(2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삼잎국화, 부지깽이, 돌나물 등 우리나라 토종 산야초 200여종을 재배하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방씨는 결혼 후 울주군청 공무원이던 남편을 따라 울산에 왔다. 이후 남편이 과로로 쓰러지면서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울주군으로 이주하게 됐다.

방씨는 “처음 시골에 들어올 때만 해도 당시에는 귀농·귀촌에 대한 개념조차 없을 때였다”면서 “울주군청 공무원이던 남편의 건강 회복을 위해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시골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방씨가 처음부터 산야초 재배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귀농을 하면서 소득원이 막막했던 방씨는 처음 삼동면 인근에서 배추와 상추 등 채소를 중심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이후 농장 한켠에서 재배하던 참나물 등 산야초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산야초 재배로 전향하게 됐다.

산야초를 직접 재배하기로 마음먹으면서 그는 전국의 유명 산야초 재배 농장다니며 재배법을 배웠고, 약초관리사, 발효효소관리사, 숲해설사, 원예치료사 등 각종 자격증도 취득했다.

방씨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야초가 봄철 120여종, 가을철 240여종에 이르지만, 잘 몰라 잡초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산야초는 아는 만큼 보이고, 그래야 작물별로 성격에 맞게 재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친화 농법 재배…가공식품도 생산

다년생을 중심으로 산야초 200여종을 재배하는 방씨의 농장에서는 그만의 농업으로 화학비료와 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파종하기 전 30㎝ 이상 아래로 땅을 깊이 파 산야초가 자라기 좋은 부드러운 흙이 드러나도록 하고, 지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그늘이 필요한 작물의 경우 인공적인 차양막을 사용하는 대신 잎이 큰 산야초나 복숭아, 자두 등 과수나무를 심어 일조량을 조절한다.

그는 “예컨대 곰취는 70% 이상 그늘이 만들어졌을 때 잘 자라는 작물이어서 일조량이 많으면 다 녹아버린다”면서 “농장에 심은 복숭아, 자두, 감 등 과수를 이용해 일조량과 바람 등 적정 재배조건 만들고 서로 취사보완 할 수 있도록 맞춰줬다”고 말했다.

산야초는 작물마다 차이는 있지만, 봄과 가을 다양한 수확기의 작물을 심으면 일년 중 한여름과 한겨울 넉달을 제외하고 사계절 임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또한 산야초는 처음 농장을 일구고 나면 관리가 쉬워 귀농귀촌 작물로도 안성맞춤이다.

방씨의 농가에서는 매년 1.6t 가량의 산야초를 채취, 판매하고 발효액 등을 담가 월 2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귀농·귀촌을 희망하거나 산야초에 관심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산나물 관련 교육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는 “흔히들 우리나라는 70%가 산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산야초 재배 등 산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앞으로 귀농·귀촌 인구를 비롯해 산야초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교육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는 한편, 젊은 청년들에게도 교육을 통해 산야초로 6차산업까지 연계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산야초는

많이 자라면 억세지지만

특유의 약성은 더 좋아져

발효액 등 가공섭취 좋아

산야초는 봄, 가을 수확철 새순이 날 때는 나물로 먹을 수 있지만, 점점 자라 잎이 커지면 억세져 나물로는 먹기 어렵다. 하지만 산야초는 자랄수록 영양분을 비롯한 특유의 약성은 좋아지는데 방양희씨의 농장에서는 직접 재배한 60여가지 산야초를 활용해 식초와 효소액, 고추장, 된장 등 가공식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그는 “산야초는 좋은 자연식으로 항암물질이나 비타민 등 각종 영앙분이 풍부하고 산에서 바로 채취할 수 있어 신선함이 장점”이라면서 “잎이 많이 자라면 나물로는 먹기 어렵지만 약성은 더욱 높아져 가공식품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방씨는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소득창출을 위해 산야초 재배 교육생들과 함께 식초, 발효액 등 가공식품을 생산을 위한 협동조합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농장 한 켠에 작업실과 발효장을 두고 직접 재배한 산야초를 이용해 가공식품을 생산, 6차산업으로 연계하고 있다.

방씨는 “귀농·귀촌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득원이 중요하다”면서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산야초 만으로는 판로를 찾기 어려운데다 장기적으로는 농업도 6차산업에 대비해야해 산야초를 활용한 가공식품을 함께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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