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태화강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태화강 비전 2040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13일 개막하는 태화강정원박람회가 그 시작이다. 3만2000㎡의 태화강대공원에 67개의 정원이 만들어졌다. 참여 작가 가운데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외국 작가도 있다고 한다. 특별초청작가 안지성씨를 비롯해 국내 조경전문가와 시민·학생들의 작품도 있다. 2013년 순천만에서 열렸던 정원박람회를 통해 전문가들이 아름답게 꾸민 정원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감상하는 박람회를 접했던 경험을 되살려 우선은 기대감을 갖고 참여해 볼 일이다.

개장에 앞선 반응은 기대반 걱정반이다. 정원이라는 개념을 나무와 꽃 등 자연을 옮겨놓은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마치 설치미술과 같은 예술로 확장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전해준다. 정원의 개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경험이다. 하지만 순천만정원박람회를 관람했던 사람들이라면 우선 전체 규모나 작품의 스케일이 턱없이 작아서 실망할 수밖에 없다. 전국의 각 자치단체가 주최한 박람회를 통해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식하게 된 박람회는 한결같이 규모가 대단히 컸기 때문이다. 이번 태화강정원박람회는 준비기간이 6개월여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규모를 만들어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서둘러 정원박람회를 마련한 이유는 바로 국가정원 지정의 한단계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람객들이 이를 이해해줄는지는 알 수가 없다.

울산시는 태화강정원박람회에 이어 ‘태화강 그랜드 관광벨트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시설은 남산의 은월루에서 태화강과 대숲을 가로지르는 1㎞의 집라인 설치와 태화교 아래에서 태화강전망대까지 왕복 4㎞ 구간을 오가는 에어보트 운영이다. 집라인은 양편의 지주대 사이로 설치된 와이어를 타고 빠른 속도로 반대편으로 이동하면서 스릴을 즐기는 야외 레포츠다. 태화강에 즐길거리를 더하는 야심찬 계획이기는 하나 차들이 다니는 도로를 가로지르는데다 남산에는 상부시설, 하천부지에는 하부시설이 설치돼야 한다는 점에서 걱정반 기대반이다. 반면 프로펠러를 달아 공기를 미는 힘으로 달리는 에어보트는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에게 태화강의 새로운 즐거움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심이 낮아서 유람선을 띄울 수 없는 태화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비록 에어보트지만 태화강에 배가 다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태화강에 또다른 즐길거리가 필요하다는 데는 백번 공감한다. 하지만 울산시가 추진하는 태화강의 변신에 기대를 갖는 한편 과유불급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앞선다. 생태하천이라는 태화강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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