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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목도를 ‘환상의 섬’으로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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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5  21: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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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봉 기자 사회부 차장

‘내 고향 바닷가 외딴섬 하나, 뽀얀 물안개 투명한 바닷속. 바위에 앉아서 기타를 퉁기면, 인어같은 소녀가 내 곁에 다가왔지…’

울산 출신 가수 윤수일이 직접 작사·작곡하고 부른 대중가요 ‘환상의 섬’의 가사 일부다. 가요 ‘환상의 섬’ 실제 모델은 장생포 죽도다. 어린 시절 장생포 바닷가에서 방파제로 연결된 죽도를 즐겨 찾았던 윤수일은 고향을 떠난 지 10여년 만에 다시 죽도를 찾았다가 개발 광풍에 휩싸여 쓰레기장처럼 방치된 모습을 보고 씁쓸한 마음에 추억을 곱씹으며 ‘환상의 섬’을 만들었다고 한다.

죽도에서 직선거리로 6㎞ 남짓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환상의 섬이 있다. 27년째 일반인의 발길이 끊긴 목도(目島)다.

목도 취재 과정에서 가요 환상의 섬 모델이 목도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섬, 출입 통제가 길어지면서 목도 역시 시민들의 마음속에서 환상의 섬이 돼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목도 이야기를 꺼내면 동백이 만발하던 시절의 꽃놀이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기자 역시 30여년 전 아버지의 손을 잡고 목도에 들어갔던 추억이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찾은 목도의 동백은 기억을 무색케 할 만큼 줄어있었다. 동백이 흐드러져 동백섬으로 불리었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목도의 동백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확인했지만, 동백 개체 수에 관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었다. 목도의 식생 전반에 대한 관리는 하지만 각 수종에 대한 증감 조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답변이었다. 이는 동백만이 아닌 섬 전체 식생에 대한 세부적인 연구 및 관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일반인의 출입을 막으면서까지 식생 복원을 시도하면서 어느 수종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관리 단계에서의 허점도 곳곳에서 노출됐다. 천연기념물인 목도는 문화재청이 관리를 총괄하고,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에 실무를 위임한다. 군이 문제를 파악하고 조치하려 해도 문화재청의 승낙 없이는 불가능해, 군이 주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예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목도 관리 사업비는 국비와 군비가 각각 7대3의 비율로 투입되기 때문에 국비 반영이 안될 경우 아무 사업도 추진할 수 없다. 군이 관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입도를 관리하는 기간제 근로자 고용도 관리 부실에 한몫 하고 있다. 10여년 동안 목도를 관리해 온 채영찬씨가 작고한 이후 목도 관리는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기간제 근로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그나마도 지난해부터 10개월에서 8개월로 기간이 줄었다. 섬 관리의 특성상 선박 운전이 최우선 조건이다 보니 생태 관련 전문성까지 확보한 인력을 찾기에는 역부족이겠지만, 적어도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하려면 근무의 연속성은 보장돼야 한다.

관리부실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목도의 생태는 출입통제 이전보다 현저히 나아졌다는 것이 전문가 대부분의 의견이다.

생태계가 일정 수준 복원된 마당에 천연기념물을 보호한다고 사람들의 출입을 더 이상 통제할 명분은 약해 보인다. 예전처럼 섬을 전면 개방해 관광지로 되돌리자는 것은 아니다. 제한적으로 개방해 실향민들의 시름을 달래고, 여력이 있다면 소규모 생태학습장으로 개방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출입 통제 27년째, 이제는 목도의 개방여부를 논의할 시점이다. 목도를 환상의 섬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춘봉 기자 사회부 차장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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