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대표도서관이 26일 문을 연다. 남구 여천동 옛 위생처리장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위치를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자리를 잡고 보니 나쁘지는 않다. 공단지역과 인접해 있어 약간의 악취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주변이 주택지가 아닌 탓에 접근성에 대한 문제점이 부각되기는 했으나 실질적으로 번화가인 삼산동에서 10㎞ 내에 자리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20분만에 갈 수 있다. 노선버스를 2편이나 신설해 버스를 이용하기에도 큰 불편은 없다. 여천천이 바로 앞으로 흐르고 뒤로는 야산이 둘러쳐져 있어 눈맛도 좋은 편이고 조용해서 독서하기에 그만이다.

시설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다. 연면적 1만5176㎡, 부지 3만2680㎡에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읽는 도서관 본연의 기능에도 첨단 기술이 도입돼 편의성이 높다. 공간 활용이나 서고 등도 현대적이고 기능적이다. 자료실 외에도 공연장, 전시장, 영상실, 문화교실, 세미나실, 동아리실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활용 가능한 공간들이 많다. 문제는 주민들의 이용률이다. 도서관은 호기심에서 한번 가보고 마는 볼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면서 언제든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동아리실 세미나실 등 다양한 공간들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주민들을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서관은 장서로서 수준을 말한다. 개관 장서는 14만6000권이다. 매년 2만5000권씩 추가해서 2023년까지 31만5000권 이상을 구축하겠다고 한다. 장서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울산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자료들이 축적돼 있어야 한다. 이제 막 개관하는 도서관에 진귀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울산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책들을 구비하기 위한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도서 수집을 위해 ‘울산 관련 자료 수집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지만 호응이 낮다고 한다. 사실상 기증에 기대서는 한계가 있다. 지역관련 출판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수집해나가야 할 것이다.

어쨌든 울산도서관 시대의 개막은 설렌다. 울산시민들이 가장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고급 문화시설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