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전기충전 가능한 복합주유소에

물류허브·미래형 스마트주유소 구축

일부 카페·햄버거 전문점 입점 눈길

▲ 저유가에 경쟁 심화로 주유소들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수소차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정유업계와 지역 주유소들이 생존을 위한 변신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은 오는 6월 울산 북구 연암동에 문을 여는 복합주유소 이미지.
저유가에 경쟁 심화로 주유소들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지역 주유소들이 생존을 위한 변신에 골몰하고 있다.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전기에 수소까지 제공하는 복합주유소로 전환하거나 택배 집하시설 역할까지 하는 곳으로 변모하는 등 정유업계와 주유소들마다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23일 지역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6월 울산 북구 연암동에 총 5000㎡ 부지 규모로 일반 주유소, LPG 충전소와 함께 수소차와 전기차 충전소를 병행 운영하는 국내 1호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개소한다. 복합주유소가 문을 여는 것은 울산 뿐 아니라 전국에서 최초다.

이번에 문을 여는 복합주유소는 기존 주유소와 LPG 충전소 사이 유휴 공간에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기 충전기도 설치한 것으로, 울산에서는 지난해 10월 남구 옥동에 기존 LPG충전소에다 수소 충전시설을 갖춘 수소복합충전소가 준공된 바 있으나, 차량용 연료 전 품종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업계는 앞으로 이 같은 복합주유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이 같은 친환경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일반주유소 보다는 복합주유소가 훨씬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주유소협회 울산시지회에는 이러한 복합주유소 전환과 관련한 문의가 올 들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는 울산 80여곳을 비롯한 전국 3000여개의 SK주유소를 택배 등 물류허브로 전환하는 혁신 사업을 추진한다.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주유소 입장에선 유휴공간을 이용해 물류시설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도 스타트업과 손잡고 고객이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카드 결제나 현금 지불을 하지 않고 ‘드라이빙 스루’ 방식으로 주유할 수 있는 ‘미래형 스마트 주유소’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정유업계의 이 같은 시도와 함께 지역 주유소들도 자체적으로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남구 신정동의 D주유소는 지난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24시간 영업은 물론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을 갖춘 카페테리아를 입점시키는 등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또 북구 신천동의 P주유소는 유명 햄버거전문점과의 상생 협업을 통해 주유도 하고 햄버거도 주문할 수 있는 매장으로 변신해 고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울산시지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등장 이후 경쟁이 심화된데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저유가에 올 들어서는 최저임금까지 겹치면서 주유소들의 경영난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주유소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고객 친화적으로 변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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