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제주 기획부동산…고래고기 환부사건 피의자 변호까지

법무법인 ‘정우’ 대표 변호사로
변호사 선임계에 이름 올려
고래고기 환부사건 변호의혹도
정우측 “宋 예비후보와는 무관
선거 준비로 업무에 관여 안해”

송철호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수백억원대의 기획부동산 사건 피고인의 담당변호사에 이름을 올렸던 사실이 확인됐다.

시장 예비후보로서 고래고기 환부사건과 관련된 피의자 변호까지 맡은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다수의 서민 피해가 우려되는 사건을 수임한 것은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울산지법 등에 따르면, 법원은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제주도 임야를 매수한 뒤 건축행위가 가능한 것처럼 속여 고가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10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23일 검찰의 공소장 접수로 시작된 공판에서 송 예비후보가 대표 변호사로 소속된 법무법인 정우는 지난 1월8일과 2월26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사건의 피고인 6명에 대한 변호사 선임계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피해자들이 주범으로 지목한 2명이 포함됐다. 정우는 1월15일부터 공판에 참여했고, 3월22일 소송대리인해임(사임)서를 제출할 때까지 변호에 임했다.

문제는 변호사 선임계와 소송대리인해임(사임)서 등에 송 예비후보의 이름이 담당변호사로 올라갔다는 점이다. 송 예비후보가 직접 재판에 참석하는 등 전면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송 예비후보의 변호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담당변호사로 등록할 경우 특별한 사안이 아니면 최소한 재판이 돌아가는 상황은 알고 있는게 일반적”이라며 “아무것도 몰랐다면 왜 담당변호사로 이름이 올라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법무법인 관계자는 “법인의 경우 사건을 수임하면 담당변호사에 소속 변호사 이름을 한꺼번에 올리기도 한다”라며 “여러 명의 변호사가 개별 사건을 맡고 있고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 사례가 많아서 실제 송 예비후보가 전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송 예비후보의 고래고기 환부사건 관련 변호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정우는 지난해 12월 경찰이 고래고기 환부사건의 공범으로 조사 중인 남구의 한 고래고기 식당 관계자 3명의 변호를 맡았다. 정우는 지난달 검찰의 피의자 영장실질심사와 또 다른 피의자의 경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후 정우는 지난달 19일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 사건과 관련, 정우측은 송 예비후보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획부동산 사건 변호와 관련해 송예비후보측은 “예전에 사건을 맡던 변호사가 법인에 들어오면서 사건을 갖고 온 것으로, 당시 송 예비후보는 선거와 관련한 활동 때문에 변호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아 사건 내용을 잘 몰랐다”라며 “사실을 확인한 뒤 담당 변호사에게 수임이 적절치 않다는 의중을 전달했고, 다음 날 담당 변호사는 사임계를 제출한 뒤 법인을 나갔다”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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