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 원도심이 미술로 뒤덮였다.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8(ICAPU 2018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Project Ulsan 2018)’이 지난 28일 개막했다.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는 도심 미술축제다. 지난 2013년 문화의거리 아트페어로 시작해 2014년 아트페스타로 바뀌었다가 2015년부터 아트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울산시와 함께 2007년부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를 개최하고 있는 본사가 세계적인 ‘미술도시 울산’을 기대하며 중구청과 함께 울산시립미술관이 들어서는 원도심에서 미술축제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5월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미술축제에는 80여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작품은 조각·설치·미디어·회화 등 총 200여점이다. 야외 전시 작품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났다. 14점의 조각·설치작품이 옛 울산교(蔚山校) 앞에서부터 울산교(蔚山橋) 앞까지, 더 확장된 문화의거리를 장식했다. 거리를 오가는 일반 시민들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야외작품전이 전부는 아니다. 12곳의 원도심내 화랑에서도 실내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사실은 더 주목해야 할 전시가 실내 화랑전이다. 크고 작은 화랑이 12곳에 이를 정도로 원도심이 미술중심의 문화거리가 됐다는 것은 울산의 문화적 성숙도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설치했다가 걷어내는 야외작품과는 달리 화랑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작품전들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원도심의 화랑은 대체로 규모가 작다. 국내외 여행에서 번듯하고 거창한 대형 전시관을 주로 다닌 사람들에게는 겨우 4~5점 정도 걸린 볼품없는 전시장이기도 하다. 게다가 화랑이 입주해 있는 건물들은 오래되고 낡아서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다. 하지만 문화는 작고 소박한 곳에서 훨씬 밀도 있게 싹을 틔우기 마련이다. 우리가 원도심의 작은 화랑들을 자주 찾아 운영자들에게 용기를 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번 아트프로젝트가 그들이 울산 문화의 한축을 힘들게 끌어가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보다 폭넓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울산시립미술관은 2020년 8월 개관을 목표로 올해 내 착공한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시립미술관임에도 기대가 남다른 이유가 있다. 그 어느 도시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다. 외곽지역에 미술관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여느 도시와는 달리 주택과 상가가 모여 있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시립미술관이 울산을 문화도시로 끌어가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국가의 창의성은 어린이 예술교육에서 온다고 믿고, 특히 저소득 어린이의 예술교육에 힘썼다’고 한다. 아트프로젝트가 ‘창조도시 울산’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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