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도시로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도로·교통 등 도시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갖추지 못했다. 공단조성을 위해 필요할 때마다 부지를 닦고 도로를 만들었다. 광역시가 되면서 비로소 빠른 속도로 새 길도 내고 확장도 했지만 도시의 균형발전이라는 장기적·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기에는 예산도 시간도 부족했다. 장기 계획 보다는 당장 필요성을 좇을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오늘날 교통·도로문제가 울산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균형발전과 도시 확장의 측면에서 교통·도로의 불균형은 울산이 하루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다. 중·남·동·북구는 물론이고 울주군 일부지역까지 도시화가 확장됐지만 울산의 교통·도로는 여전히 중·남구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간의 편차도 심하다. 2015년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이 개통되기 전만 해도 동구는 ‘섬’이라고 할만큼 외딴 지역이었다. 울주군은 KTX역이 들어서면서 역세권 개발과 더불어 점점 도로·교통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겨우 불편을 벗어난 수준일 뿐이다.

울산 도로·교통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통량이 한쪽으로 쏠리도록 발달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속도로 진입로와 KTX역이 무거동과 언양, 즉 서쪽에 몰려 있음으로써 차량이 일시에 몰려들어 심각한 체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관문(關門)을 사방으로 분산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가 울산시 북구에 신설되는 송정역사(驛舍)에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30일 울산시는 정치락 시의원의 시정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현재의 여건과 장래 이용수요 등을 감안해 송정역(가칭) 역사규모가 확대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국토교통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관계기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정역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사업으로 인해 호계역을 대신해 신설되는 역사이지만 그 규모를 단순히 많은 신설역 중의 하나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중앙선(서울 청량리역~신경주역)에 투입되는 기차 ‘ITX새마을’을 연결하는 역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선을 신경주역이 종착역이 아니라 송정역과 태화강역을 거쳐 부전역까지 운행하도록 하는 것은 대규모 재정 투입 없이 운영시스템만 변경하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2월 박맹우의원이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울산 송정역 ‘ITX’노선 신설과 송정역 증축 및 역세권 개발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중앙선과 동해남부선 완공시기에 맞춰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도 받아 놓았다. 해오름동맹과 동해안시대에 대비하자면 울산의 동쪽에도 속도 빠른 기차가 다니는 관문이 필요하다. ITX노선 신설과 송정역 증축에 정치인들의 관심은 물론 행정력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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