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포증(Social Phobia)

▲ 김창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낯선 이들 앞이나 평가 상황서
지속적으로 두려움·불안감 느껴
대인관계 어려움·사회생활 지장
공황발작 동반·알코올중독 쉬워
세로토닌 불균형·유전성등 원인
과잉보호나 거절적 부모 영향도
약물치료 후 인지행동치료 필요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은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는 등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인해 그런 상황을 가능한 피하려 하는 문제다.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잘 모르는 이와 이야기할 때 불안하고 긴장이 돼 얼굴이 붉어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한다. 특히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등 남들이 자신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더욱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다보면 그 두려움이 커져서 이러한 상황을 회피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흔히 대인공포증, 사회불안증이라고도 불리는 사회공포증에 대해 김창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알아보았다.

­사회공포증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미국의 진단분류 4판(DSM-IV)에 의하면 다음의 항목을 만족시키는 경우 해당된다.”

△친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거나 타인으로부터 심사받을 수 있는 사회적인 또는 일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현저하고 지속적인 공포가 있다. 개인은 창피를 당하거나 난처해질 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또는 불안해하는 증상을 보이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두려워하는 사회상황에 노출되면 거의 예외없이 불안반응을 일으키며 공황발작이 상황에 의해 반드시 나타나거나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공포가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다.

△두려워하는 상황이나 일을 회피하거나, 심한 불안과 고통을 느끼며 인내한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 직업적 기능, 사회적 활동이나 관계에 현저한 방해를 받거나 공포증이 있는 것에 대해 현저한 불편감이 있다.

△18세 미만인 경우에는 기간이 적어도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다른 불안장애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다른 병(신체질환 또는 정신질환)이 있을 때에는 그것과 관련이 없어야 한다.

­사회공포증은 왜 생기는가?

“여러 가지 이론이 있는데 생물학적으로는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유전적 소인 등이 원인이라고 본다. 두 번째로 학습설이 있다. 자신이 처음에 남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몹시 불안하여 고통스러웠던 사건을 기억하고, 그 기억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불안을 느낀다고 보는 이론이다. 그러나 특별한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이 있으며 그런 경우엔 이 이론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다음으로 소질과 스트레스다. 어떤 아이들은 생소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위축되는 성품과 이로 인해 억제적인 행동을 보이는 소인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같은 소질을 가진 아이들 중에서 부모의 사망, 부모와의 이별, 형제들로부터의 학대, 가정 폭력 등의 스트레스를 만성적으로 경험하는 아이들의 경우 어떤 시기에 이르러 증상이 발생한다고 보는 이론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회공포증 환자들의 부모는 지나치게 거절적이거나 또는 과잉보호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인성학적 이론에서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는데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응시공포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타고난 공포가 발달과정에서 소실되지 않거나 또는 후에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공포증의 증상은 어떤가?

“우선 낯선 사람들이나 평가를 받는 타인들 앞에 나서는 상황에서 늘 공포를 갖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늘 불안을 느끼는데 그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많아 심하면 공황장애와 같은 극심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또 본인은 이런 공포가 지나치고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흔한 경우로는 직장에서 여러 직원들 및 상사들 앞에 나가 업무보고나 브리핑을 하는 경우, 무대에서 대중을 앞에 두고 음악가가 연주를 할때 또는 공개석상에서 연설을 하는 경우 등이다. 대개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하지만 피하는 것이 불가능해 그런 상황에 처할 것을 각오한 경우 미리부터 예기불안을 가지고 긴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느끼는 부끄러움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사회공포증을 일반인들은 수줍음이 많은 것이라 여기고 병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 문제 때문에 상당히 괴로워하고 있다. 일반적인 수줍음과의 차이는 이러한 불안이나 두려움이 정상적인 범위 이상으로 자신의 사회적 기능에 장해가 있을 때를 말한다. 또한 사회공포증이 있으면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사회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기가 쉽다. 예를 들면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승진을 하게 되면 더 많이 발표를 하게 되기 때문에 승진을 포기하거나, 맘에 드는 사람이 있는데도 데이트를 신청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불안이 심해지면 공황발작(극심한 불안상태)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그런 상황에서 술을 먹으면 편안해지기 때문에 자꾸 술을 찾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사회공포증의 치료는?

“우선 약물치료가 있다. 약물치료에는 다양한 항우울제, 항불안제, 베타차단제 등이 쓰이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약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으로 6~8명을 한 그룹으로 구성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한다. 인지행동치료는 한 그룹이 12주 동안 1주일에 한번씩 모여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인지분석과 재구성, 공포를 일으키는 사회적 상황에의 노출 등을 실시하고 기록하는 집단치료로써 다방면에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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