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한달 남았다. 지난 11, 13일에 걸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이 차례로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사실상 혈전이 시작됐다. 울산선거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각축전이 예상되면서 두 정당의 결의대회에는 당대표가 참석, 각오의 수위를 높였다. ‘보수 텃밭’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로 변한 영남권에 대한 두 당의 수호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3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가진 한국당 ‘지방선거 필승 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1년 동안 취업난은 가중되고 있고,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라며 “‘퍼주기식’ 복지를 하려고 하는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통째로 넘겨주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개 광역단체장을 지켜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당은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울산·경남에서 모두 이겨야 하는 처지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한 곳도 만만치 않다. 그나마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4년 동안 시민들의 지지율이 상위권에 속했던 만큼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지역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는 큰 차이로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울산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지방선거 전 당원 결의대회’에서 추미애 대표는 “지금처럼 울산의 정권교체가 절실했던 적이 없다”면서 “문대통령과 같은 길을 걸어온 송 후보에게 울산을 맡겨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주공산의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와 울주군수 선거가 있음에도 추대표의 호소는 시장선거의 승리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민주당은 9+알파(α), 즉 광역단체 9곳 이상에서의 승리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적어도 부산 울산 경남에서 반드시 1곳 이상의 승리를 거두어야 하며 울산은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의 하나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송 후보 개인의 득표력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지지도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뒷심’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1년의 심판대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자칫 중앙 정치권의 당리당략이나 지루한 정치싸움이 선거기간 내내 여론을 선점, 지방정부의 현안과 정책은 실종될 우려가 크다. 이번 두 정당의 결의대회에서도 한국당 홍대표는 울산의 현안을 아예 거론조차 안했고, 민주당 추대표는 지난 1년동안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대선공약을 나열하며 수박겉핥기로 지나쳤다. 지방선거는 지방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놓는 일이다. 어느 후보가 쓸모 있는 초석인지 꼼꼼하게 검증해야 한다. 한달 남았다. 울산 곳곳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토론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한달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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