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사에도 감사하는 마음
감사의 습관을 체득하고 실천하면
복잡한 인생사도 순탄하게 풀릴것

▲ 권승혁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울산경제가 좀처럼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나온 지표들을 보면 일부 소비항목을 제외하고는 생산, 수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사정도 안 좋아지면서 실업률도 높아졌다. 지역의 경제활동이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울한 상황에서도 각자의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은 모든 사람이 절실히 갈구하는 인생 최대의 목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외부적인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면, 출세하고 성공하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면’이라는 조건이 성취되면 행복이 찾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이런 조건들이 성취되었을 당시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런 감정은 그대로 지속되는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오히려 경제적 여유가 없어도, 평범한 인생이어도, 독신의 삶이어도 행복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있다. 행복은 외부적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의 마음가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이때의 중요한 마음가짐이 일상과 주위사람들에 대한 감사이다. 지금 현재의 상태에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외적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새로운 불만이 생기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 할 것이다.

감사는 동서고금의 성공한 사람들, 여러 종교인들이 행복으로 가는 최고의 비결로 중시해왔던 덕목이다. 왜 그럴까? 감사는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인간은 본인이 감사를 하든 타인에게 감사를 받든 간에 행복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또한 감사하는 습관을 체득하면 인간관계가 원만해지면서 인생사가 순탄하게 풀려가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에 감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 감사하기 때문에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여기 두 사람의 인생관은 많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파나소닉의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열악한 성장과정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했다. 가난했기 때문에 성실함을 배웠고, 어릴 때부터의 병약함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초등학교 중퇴의 학력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엇이든 배우고자하는 태도를 몸에 익혔다. 본인은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어떤 것에도 감사하고 누구에게든 겸허한 자세로 배웠기 때문에 좋은 운이 만들어진 것이다.

시바타 도요는 세계 최고령(92세)으로 문단에 등단한 시인이다. 국내에도 번역본이 출판되었다. 102세에 타계한 그녀는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 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편만 들지 않아.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약해지지마 중에서>

그렇다면 감사할 줄 아는 능력이 높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감사에는 3가지 단계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쁠 때나 행운이 찾아왔을 때, 또는 누구에게 무엇을 받았을 때만 감사를 표현한다. 하지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할 수 있다면 그는 보다 높은 단계에 있는 사람이다. 고통과 역경이 찾아온 시기에도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것에 감사를 할 수 있다면 그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필자의 경험담이다. 팀이 다르지만 필자의 소속 팀 직원들에게도 과일이나 주스를 자주 만들어 보내주는 직원이 있다. 처음에는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저 음식을 준비하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갈까하는 생각을 어느 순간 하게 되면서 보내주는 음식에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물론 필자는 아직도 감사에 둔감하고 부족한 점이 많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의미를 생각하게해 준 그 직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권승혁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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