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시장후보 캠프 정책브레인 부재

울산경제 살릴 거시적 청사진 못그려

유권자 선거에 관심 가질 정책이 필요

▲ 김두수 정치부 취재본부장
선거가 안보인다. 무엇 때문일까? ‘동토’의 판문점에서 생전 처음으로 비주얼하게 전세계에 선보인 김정은 신드롬. 집권이후 한 단번도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안정 여론에 이어 최근 70~80%까지 치솟고 있는 고공 여론과 함께 연동된 여권 후보들의 상승세. 반면 지난 정권까지 보수 정치권의 간판격인 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의 구속으로 인한 보수 지도자들의 괴멸 위기. 여기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전통 보수 정치권의 지리멸렬 상황과 맞물려 지방선거 후보군의 상대적 약세 여론 등이 겹치고 있는 현실과 관계있다.

울산지역 선거기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른바 ‘울산정부’의 차기 수장을 선출하는 시장선거 조차 무관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워밍업의 링위에 오른 시장후보들은 한치도 물러설수 없는 사활전에 돌입했다. 4명의 시장후보들은 각양각색의 유니폼과 전투화로 종횡무진 표밭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청중들은 의외로 선거에 관심 밖이다. 주 관심사는 ‘이번 시장선거에서 바뀌나, 안바뀌나’ 여부다. 1라운드에 김기현 시장의 비서실장과 ‘형제의혹’, 경찰의 선거개입 공방이 격화됐다면 2라운드는 송철호 후보의 ‘고래고기 사건’ 변호사 수임의혹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연장선에서 각종 의혹이 부풀려지면서 작금에선 빵빵한 고무풍선과도 같이 또 다시 터질위기에 놓여 있다.

4개 지방선거의 사실상 ‘핵’이라 할수 있는 시장선거의 관심과 핫이슈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날로 추락하는 울산경제의 심각성에도 차기 ‘울산정부’의 거시적 청사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연일 쏟아내는 1회성 공약과 집권후 4년 로드맵은 차원이 다르다. 기자가 최근 여야 시장후보 캠프를 전방위 취재하면서 확인한 건 시정부의 ‘큰그림’, 즉 그랜드디자인을 그릴수 있는 정책브레인의 한계다. 송 후보의 경우 전직 시의 국장출신 1명을 포함해 2~3명수준이다. 소위 ‘이너서클’ 형식의 일부 교수진이 자문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돕는 수준이라고 후보 공보특보가 전했다.

김기현 후보 캠프 역시 정책 브레인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캠프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창현 후보측은 소속 당에서 지원하는 형식이고, 아직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이영희 후보 역시 측근 인맥을 통해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7월1일부터 120만 울산지방정부를 이끌어갈 차기 집권자에게 시민이 과연 어떤 기대를 할수 있을까? 차기 지방정부의 미시적·거시적 청사진을 그리는 것은 후보다. 하지만 후보 한사람의 ‘머리’안에서 급속히 다변화 되고 있는 수준높은 시민사회를 리드할 순 없다.

차기 지방정부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제2국무회의가 신설돼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직접 회의를 하게 되는 막중한 자리다.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을 겸비한 정책브레인들이 정책을 투명하게 제시하고 책임지는 ‘맨얼굴’이 전면에 나설때다. 선거 캠프 브레인의 수준은 차기 정부의 수준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가 집권하면 그들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조차 4차산업의 실질적인 융합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마당에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물밑 지원’ ‘이너서클’이라는 ‘수사적 브레인’ 수준의 시장후보 브레인들로는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수준높은 브레인의 멋진정책으로 선진선거를 기대하는 이유다.

김두수 정치부 취재본부장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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