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국내 첫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의 꿈을 키우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상용화의 첫걸음을 내디딘 부유식 해상 풍력을 앞세워 신재생에너지 선도도시로의 도약과 함께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 제2의 조선산업 부흥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먼 바다에 설치하므로 민원발생 소지가 적고 저렴한 비용과 확장성이 장점으로, 국내 현실에 가장 적합한 신재생 에너지로 여겨지고 있다. 탈원전을 추진중인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정책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기술과 관련 인프라를 갖춘 울산으로서는 충분히 해 볼만한 사업이 아닌가 싶다.

울산시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3㎿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스템 설계기술개발’ 공모사업에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유식 풍력실증에 적합한 후보단지의 입지조사 및 단지 선정 △부유식 대형 해상풍력 발전시스템 설계기술 개발 등이 핵심 과제다. 시는 또 부유식 해상풍력 파일럿 플랜트 개발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420억원(국비 294억원, 시비 42억원, 민자 84억원)을 들여 지역 조선사와 공공기관이 컨소시엄을 꾸려 3㎿이상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5기를 설치한다. 사업 대상지는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해상이다. 2019년 설치해 1년간 실증한다. 그리고는 앞선 사업들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서생면 해상에 100㎿급 해상풍력기 30개를 설치해 단지화한다는 계획이다. 울주군이 개발하고 있는 에너지융합산업단지를 거점으로 연구개발­실증­발전­수출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말 그대로 해상에 떠 있는 부유체 위에 풍력타워를 고정시키고 부유체의 운동을 계류장치에 의해 제어하는 구조로, 해저 바닥에 설치한 고리에 케이블을 4면에서 연결만 해주면 된다. 해저 바닥에 고정하는 지지대를 설치해야 하는 고정식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이유다. 또 수심이 깊어질수록 구조물의 크기도 함께 커져야 하는 고정식과 달리 부유식은 구조물의 크기가 일정하고 해저상태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고정식과 달리 원거리(5㎞)에 입지해 소음, 경관 저해 등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비해 통신기술이나 엔지니어링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점검이 가능할 지 안전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세밀한 사업추진이 더없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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