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 곳이 움푹 파인 이른바 ‘포트홀(Pothole)’은 차량 손상뿐 아니라 교통사고까지 불러올 수 있다. ‘도로 위 지뢰’나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인명을 앗아가는 대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포트홀은 주로 빗물이나 눈이 스며들어 약해진 아스팔트에 압력이 가해지며 발생한다. 도로 함몰로 이어지기도 하는 포트홀은 장마철이나 겨울철을 가리지 않는다. 상하수도관 누수도 도로 아래 지반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에선 지난해 9월 남구 동서오거리 상수관 굴착부 도로 침하와 6월 동구 솔밭삼거리 오수관 파손 등 최근 4년간 모두 17건의 도로 함몰사고가 발생했으며, 해마다 발생빈도가 늘고 있다. 더불어 포트홀도 곳곳에서 발생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직면하는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방향 전환이나 급제동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의 도로일수록 통행차량들의 무게 때문에 도로가 약해져 포트홀이 쉽게 나타난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미래형 도시함몰 관리시스템’을 도입, 선제적인 예방 체계를 구축해 도로함몰·포트홀로부터 시민 안전을 확보키로 했다. 도로함몰을 예방하려면 동공(洞空)의 조기 발견이 필수적인데, GIS를 기반으로 한 도로함몰관리시스템이 개발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미로처럼 얽힌 지하상수도, 하수도, 지하수 관정 등에 센서나 측정 장비를 달아 이상이 감지되면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해 도로함몰이 일어나기 전에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도로노선별 도로함몰과 포트홀의 이력, 상하수도 노후화 정도, 도로포장 정보 등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구축, 도로함몰 가능성을 정기적으로 예측해 안전대응 체계를 갖춰 나간다는 복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지극히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관리시스템이 갖춰지기 전까지의 대응방안이 문제다. 곧 장마철이 다가온다. 폭우에 따른 포트홀 발생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울산지역 도로상황을 모니터링해 위험요소를 즉각 발견·신고, 원활한 보수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포토홀을 하루라도 방치하면 그만큼 대형사고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예산부족으로 노후도로에 대한 보수가 미뤄지는 경우가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적어도 울산시가 안전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시민안전 확보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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