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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첩]지도자의 길, 동헌을 걷다-울산을 그리고 세상을 읽는다-3. 울산동헌과 편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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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6  22: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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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국. 울산동헌. 124X50cm. 한지에수묵담채.

조선시대 관청인 동헌은 울산도호부사의 집무소
학의 도시 울산의 역사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
일제 강점기 소실 동헌의 정문 ‘가학루’ 최근 복원
‘일학헌’등 편액, 학과 연관된 수령의 통치이념 담겨


울산은 예부터 학(鶴)의 고장이다. 학으로 상징되는 울산의 역사를 도시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은 동헌이다. 울산 동헌은 조선시대 관청으로 울산도호부사의 집무소이다. 동헌은 지금의 울산광역시 시청에 해당된다. 조선시대 울산 역사는 동헌에 새겨진 학의 의미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그것은 현판, 즉 편액(扁額)에 쓴 글자(언어)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 역사의 옳고 그름을 진단한 송수환 교수의 <나의 울산사 편력>은 흥미롭고도 유익한 역사 비평서이다. 이 책을 읽고 참고하면서 울산 동헌을 답사하고 걸으면서 이야기하기.

울산시 중구 북정동 동헌 입구에는 최근 복원 건립된 ‘가학루’(駕鶴樓)가 있다. 가학루는 학을 타는 누각이란 의미를 가진, 동헌의 정문이다. 가학루는 1859년(철종 10년)에 울산부사 이충익이 주변 건물 알안당의 재목과 기와를 수습해 중건에 보탰고, 가학루 앞뒤 편액과 기문, 상량문을 이충익이 직접 썼다고 전한다. 가학루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소실됐다.

   
▲ 울산동헌 정문 ‘가학루’.

여기에 나오는 알안당은 외동헌으로 일학헌인 내동헌과는 다른 하나의 동헌이다. 건물은 1602년(선조 35년) 울산판관 손기양이 건립했다고 했다. 송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알안은 ‘모난 모서리를 깎아 평평하게 한다’는 뜻이라 한다. 이어 알안당 편액의 속뜻은 ‘백성을 다스리는데 알안’하는 것인데, 손기양이 고을을 잘 다스린 당나라 최사립처럼 윗사람들과 백성들 사이에서 중용을 취하면서 치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가학루 옆 동헌 안내 간판에는 ‘울산 동헌은 울산 고을의 수령이 공무를 처리하던 중심 건물로 1997년 10월9일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위치의 동헌은 1681년(숙종 7)에 울산부사 김수오가 처음 짓고 그의 아들이(안내문에는 김호 부사 이름이 빠져 있음) 1695년(숙종 21)에 부사로 부임하면서 ‘일학헌(一鶴軒)’이라 이름 붙였다. 1763년(영조 39) 부사 홍익대가 다시 지은 뒤 ‘반학헌(伴鶴軒)’이라 불렀으며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군청 회의실로 사용되었다가 1981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동헌 내에는 수령이 살았던 살림집인 내아와 오송정, 효자 송도선생 정려비가 있으며 뒤쪽에는 울산에 부임한 수령들의 공덕을 기리는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고 적혀 있다.

   
▲ 울산동헌

여기서 일학헌과 반학헌의 편액은 울산과 학을 연관시켜 수령(부사)이 표방하는 통치이념, 즉 철학을 담고 있다. 다시 송 교수는 김호 부사가 지은 <일학헌기>에, ‘일학헌은 울산의 별호인 ‘학성’(鶴城)을 취하고, 송나라 조열도(조변이라 함)가 촉(蜀) 땅에 부임할 때 ‘학’ 한 마리만 싣고 간 고사에서 차용한 것’이라 하여 ‘일학’의 의미를 정확히 짚어내었다. 그 의미는 조변처럼 청렴하면서 강직한 수령(부사)이 되고자 하는 김호 부사의 염원을 뜻한다. 이처럼 일학헌이란 편액은 울산을 상징하는 ‘학’과 ‘청렴과 강직’이라는 의미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수령의 통치 이념을 드러내고 있다. 반학헌 또한 학과 짝을 이룬다는 뜻이므로 일학헌의 의미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그러나 반학헌 편액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제작연대 미상) ‘보적헌(保赤軒)’이란 편액은 ‘학’과 관련이 없는 ‘백성 다스리기를 갓난 애기 돌보듯이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보적’(保赤)이란 말은 <대학(大學)> 9장 치국(治國)의 ‘여보적자’(如保赤子)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적(赤)’은 ‘적자(赤子)’, 즉 ‘갓난 애’를 뜻한다.

조선시대 울산 동헌의 편액은 수령이나 관청의 백성을 다스리는 지도 이념으로서 울산 역사에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현재 동헌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있던 일학헌과 보적헌 편액은 보이지 않고, 반학헌 편액만 걸려 있다. 그런데 반학헌 편액도 누가 글씨를 썼는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검증된 문화재로서 가치를 가지는지 등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생뚱맞게 처마 밑에 달려 있다.

울산은 학의 고을이며, 학은 울산 역사를 상징한다. 또한 학은 울산을 청렴과 강직함으로 다스려 백성들을 이롭게 하겠다는 지도자의 의지와 염원을 담고 있다. 지도자의 길 - 울산 동헌의 ‘일학헌’과 ‘반학헌’ ‘가학루’ 편액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림=최종국 한국화가·글=문영 시인·비평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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