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울산지역도 혼탁현상이 농후해지고 있다. 선거법 위반이 증가하는가 하면 폭로전까지 등장했다. 울산은 선거법 위반으로 인해 세금낭비를 감수하고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현직 교육감이 비리혐의로 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교육감 선거를 치르고 있다.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현재 선거법 위반 행위가 4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건은 고발하고 1건은 수사의뢰했으며 나머지 39건은 경고조치했다고 한다. 울산지방경찰청도 지난 8일까지 34건의 선거법 위반행위가 의심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사전선거 위반 1명, 향응제공 1명, 선거운동금지 위반 2명 등에 대해서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한다. 사이버상의 선거법 위반은 더 많다. 8일기준 불법 선거게시물로 삭제조치된 사례는 827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기간 296건에 비해 2.8배 더 늘어난 수치다.

흑색선전과 인신공격도 도를 더하고 있다. 시장선거에서는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한국당 김기현 후보의 친인척 비리와 땅투기 의혹을 집중 거론하는 반면 김후보는 송후보가 관여하고 있는 기업이 울산을 떠나 광주 등지로 이전했다는 사실을 반복 거론하고 있다. 울주군과 남구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특정 후보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울주군의 경우는 모 후보가 상습사기도박꾼이라는 폭로가 터져나왔다. 기자회견을 자처한 인물에 대한 객관적 신뢰도 확인이 어렵지만 폭발성이 적잖다. 남구의 경우는 모 후보 공보물의 학력 기재에 문제가 있다는 선관위 지적을 두고 상대 후보들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 막판으로 접어들면 후보측은 네거티브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 자신의 정책을 알리는 목소리는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반면 상대의 흠집 들추기는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다. 선거일이 코앞에 닥친만큼 일방적 폭로에 대한 객관적 검증은 불가능하다. 사실이 아닐 경우에도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선거 왜곡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공직자로서의 자질에 문제가 될만한 일들까지 모두 묻고 가서는 안 된다. 근거 없는 네거티브는 지양해야 하지만 후보자질 검증은 선거 하루전까지도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든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공직자가 되는 것인만큼 명확한 답변과 경위설명은 물론 개선방향까지 제시한 뒤 유권자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는 후보자와 그를 공천한 정당이 반드시 해야 할 유권자에 대한 기본적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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