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권력을 세우고 유지하는 주체로
공동체 최대 선(善)의 증진을 위해
어느때보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때

▲ 김동휘 월드비전 울산지역본부장

부정적 이미지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권력에 대한 선입견에 도전하는 듯한 제목의 책을 보게 되었다. <선한 권력의 탄생>. 책의 저자인 버클리대 심리학과 교수인 대커 켈트너는 “권력은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고, 쟁취하는 것이 아닌 주어지는 것이며, 타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임으로 인해 유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세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주장되었던 사회·경제·정치 환경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현대의 상황에 걸맞는 권력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더욱이 우리가 갖고 있는 정치권력에 한정된 사고가 아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개인, 개인이 권력의 주체이고 영향력으로서의 권력의 유지·강화·확대가 타인에 대한 공감, 나눔, 감사의 표현 등으로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대다수 조직이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 바뀌고 있다. 또 수많은 이해집단의 출현과 갈등이 심화되고, SNS를 통한 상호작용은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가정, 직장, 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주고 받고 있으며 권력은 사람들 간의 모든 관계와 상호작용인 일상 행위에서 나타나며 타인의 상태를 바꾸어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다. 새로운 권력은 모든 사람의 일상 속에서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선한 권력의 방향은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권력은 선(善)을 증진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 주장한다.

선한 권력은 나보다 남을 배려하고, 타인에게 선을 행하는 능력이며 이것이 누적돼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여 받는 것이다. 이런 타인에 대한 공감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되어 공동체에 최대 선(善)으로 작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공동체는 언제 우리에게 권력을 쥐어주는가. 우리가 열정적일 때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이해관계를 우렁찬 목소리로 강단 있게 옹호할 때다. 우리는 언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가. 우리가 너그러울 때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귀히 여기며 그것에 공감하고 같이할 때다. 우리는 언제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우리가 집중력을 잃지 않을 때다. 대의와 절차를 명확히 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줄 때다. 우리는 언제 권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가. 평정심을 유지할 때다. 어려움에 처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하고, 사람들이 불안해하면 그를 달래줄 이야기를 해주며 다정한 말을 건넬 때다. 우리는 언제 영향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까. 우리가 열린 마음일 때다. 질문다운 질문을 던지고,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때다. 그리고 신나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관점을 제시할 때다.(선한권력의 탄생: 다섯 가지 사회적 성향과 그것이 최대 선에 미치는 영향에서)”

사회적 약자의 이해관계를 용기있게 주장하고 옹호할 때 공동체로부터 권력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때 권력으로 인한 영향력이 유지되고 확대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그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지닐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있어줌으로 善을 증진하는 선한 권력의 주체 그리고 객체로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선한 권력을 만들고 유지해 나가는 주체로서 타인에 대한 공감을, 객체로서는 공동체 최대 선(善) 증진을 기준으로 한 냉철한 판단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요구되는 정치와 선거의 계절에 드는 단상이다.

김동휘 월드비전 울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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