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장애인 유권자의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는 보완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적지 않은 투표소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의 지상 2층에 설치되고, 또 점자나 음성안내장치 등 지원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등 아직까지도 장애인들에게 투표의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6·13지방선거 투표일을 하루 남겨둔 상황이자만 투표일까지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 장애인들의 투표권 행사가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지난 달 2일부터 30일까지 울산지역 내 지방선거 투표소 306곳(본 투표소 287곳·사전투표소 포함)을 대상으로 시각, 지체, 청각, 뇌병변 등 신체장애인의 투표소 접근경로 전반에 대한 편의시설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투표소 306곳 중 배수구로 인해 신체장애인들의 통행이 불편한 곳이 212곳(69%)이나 됐고 유도블럭 설치가 돼있지 않거나 해당사항이 없는 곳도 163곳(53%)이나 됐다. 또 점자나 촉지도, 음성안내장치 등이 미비한 곳이 306곳 중 206곳(67%), 투표실 앞 점형블럭 설치 미비 186곳(60%), 2층 이상이지만 승강기 미설치 239곳(78%)이나 되는 등 전체적으로 장애인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더라도 내·외부에서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투표를 하기에 큰 불편을 겪는 환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장애인들의 투표장 접근성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투표때마다 늘 지적받고 있는 사항이다. 물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 선관위가 개선을 약속, 접근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투표소는 1층에 임시투표소를 설치하고 투표안내원을 배치하는 등 장애인의 참정권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도 비장애인 유권자와 차별없는 참정권을 보장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애유형별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편의제공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또 적극적인 개선보다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그러려니 치부해온 결과는 아닌지도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6·13지방선거는 나와 내 가족이 사는 지역의 살림을 꾸려가고, 이를 감시할 일꾼을 뽑는 자리다. 장애인 유권자도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 민주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투표권 행사가 최대한 실현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단 한 사람의 장애인 유권자도 투표장을 외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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