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사실상 좌천당한 ‘공안통’·‘노무현 수사 검사’

이상호(51·사법연수원 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이석환(54·21기)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사직한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8명으로 늘었다.

이상호 검사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과 더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아쉽지만, 우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기원하고 성원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을 앞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검찰의 수사는 ’착수가 정당해야 하고, 과정은 적법해야 하며, 결과는 합리적‘이어야 바르고 공정하다고 평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검찰이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국민 한분 한분의 소중한 사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회적·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주목받는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환 검사장도 이날 오후 내부망에 쓴 사직인사에서 “수사권을 검찰과 경찰 간에 어떻게 ’조정‘한다거나 권한을 ’배분‘한다는 관점보다는 형사사법 운영에 있어서 그동안 국민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가, 이를 해결할 최선책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형사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깊은 고민과 논의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1996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상호 검사장은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2차장검사 등을 지낸 공안통이다.

고검장 승진 대상 기수가 아닌 그가 사의를 밝힌 데는 문재인 정부 들어 공안검사의 입지가 좁아진 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나 올해 초 대전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광주 출신인 이석환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등으로 일하며 주로 금융범죄 수사에서 두각을 보였다.

그러나 제주지검장으로 있던 지난해 휘하 검사가 법원에 접수한 압수수색영장 청구서를 차장검사가 언질 없이 회수한 사건이 벌어져 경고 조치를 받았다. 올해 1월 초임 검사장이 주로 가는 광주고검 차장으로 발령 나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2009년 대검 중수2과장 시절 우병우 당시 중수1과장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참여한 경력도 있어 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다. 노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승진·전보 안건을 논의했다. 인사는 이르면 19일 발표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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