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황산화물 배출량 감축
국제해사기구, 2020년 시행
선박 신·개조시장 150조 전망
조선, 일감 증가 기대 화색
LPG업계, 신시장 개척 기회
정유, 벙커C유 수요감소 우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전 세계 선박들에 대해 운항 중 황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하는 환경규제를 본격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울산지역 조선·정유·가스업계 등 산업계도 대응책 마련과 이해득실로 분주하다. 조선업계는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 정유업계는 기존의 벙커C 수요 감소가 우려돼 대안 마련에 고심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3사에 나눠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은 황산화물 배출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배기가스 세정설비)’를 장착하거나 황산화물 배출량이 0.1% 미만인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방식 선박으로 건조된다. 현재 선박 연료유로 쓰고 있는 벙커C유로는 강화되는 IMO의 규제를 맞출 수 없어서다.
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LNG 연료 선박을 새로 제작하려면 조선업계의 일감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초 일찌감치 울산 본사에 독자기술로 황산화물과 염산, 불산 등의 유해물질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스크러버 개발 및 실증평가를 마치고 신규 수주를 노리고 있다. 향후 선박 신·개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연간 50기 이상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국제 표준인증기관인 DNV-GL은 2025년까지 LNG 선박 관련 신·개조 시장이 15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LPG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SK가스 등 지역 LPG업계는 IMO의 규제를 신규 시장 개척의 기회로 보고 있다.
반면 선박용 연료인 벙커C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와 S-OIL 등 지역 정유업계는 걱정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NG추진선이 늘어날수록 벙커C유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벙커C유는 선박용 및 아스팔트 원료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수요처가 없다는 점도 정유사들의 고민이다.
SK에너지는 2020년까지 울산Complex에 1조원을 들여 고유황 중질유를 저유황 연료유로 걸러내는 감압잔사유탈황설비를 짓고 있다. 탈황설비 공사과 완료되면 하루 4만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다.
S-OIL은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를 완공하고 현재 시운전 중에 있다. 하반기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하면 현재 10% 이상인 중질유 비중이 4%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저유황 연료유 가격이 ℓ당 847원 가량으로 고유황 연료유(703원) 보다 20% 가량 비싸다는 점은 보급 확대의 걸림돌이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