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과 녹내장

 

백내장
별다른 통증없이 시력 감퇴 진행
일시적으로 노안 다소 호전될수도
인공수정체 삽입술 통해 시력 회복

녹내장
증상없어 말기까지 파악 어려워
급성 폐쇄각 녹내장 구토·두통 동반
약물치료부터 시행후 한계땐 수술

안과 질환 중에서 ‘백내장’과 ‘녹내장’은 이름이 유사하기 때문에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 모두 우리 눈의 실명을 야기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치료와 예후 등 완전히 다른 질환이라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창규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전문의와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백내장과 녹내장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백내장과 녹내장이란?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리 눈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 보면 앞쪽부터 각막, 수정체, 유리체, 망막 시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투명한 수정체에 혼탁이 오는 것을 백내장이라 부른다. 반면에 녹내장은 시신경 병증으로 인하여 특징적인 시신경의 형태학적 변화와 그에 따른 시야 결손의 기능적 변화를 보이는 질환의 총칭을 말한다. 앞서 말한 눈의 구조 중 맨 뒤에 있는 시신경이 손상된 것이다. 우리 눈은 카메라와 구조가 비슷하여 이에 빗대어 보면 이해하기 쉽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혼탁이 와서 잘 안 보이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녹내장은 디지털 카메라의 CPU에 문제가 생겨 사물이 잘 안보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질환의 이름이 비슷한 이유는?

“이는 두 질환의 이름을 병의 기전과 정확한 원인을 모르던 옛날 사람들이 보이는 형태로만 이름을 지었기 때문이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색깔이 변하여 많이 진행됐을 때 하얗게 변한 것을 보이는대로 명명한 것이다. 영어로는 cataract(백내장)이고, 고대 그리스어로 ‘눈안에 무언가 하얀 것이 폭포처럼 떨어져 고인다’는 뜻이다. 이것을 한자로 바꾼 것이 흰 백(白), 안 내(內), 막을 장(障)이라 하여 현재 사용하는 ‘백내장’의 어원이 된 것이다. 반면에 녹내장(glaucoma)은 고대 그리스어로 ‘사납고 크고 불타는 듯한 뜨거운 올빼미 눈’이라는 의미다. 급성으로 안압이 갑자기 오르는 경우 각막에 부종이 생겨서 녹색으로 보이고 시력이 상실된다 하여 초록 녹(錄), 안 내(內), 막을 장(障)으로 이름을 붙였다.”

▲ 이창규 울산대학교병원 안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증상은 각각 어떻게 다른가?

“백내장의 경우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시력 감퇴다. 시력은 별다른 통증 없이 서서히 감소되는 경향이 있으며, 심하면 낮에도 잘 안보이는 경우가 있다. 또한 한눈으로 보았을 때 사물이 두개로 보일 수 있으며, 밤에 불빛을 보면 달무리 등이 보이는 등 사물이 명확하게 안보이는 현상들이 발생한다. 또한 특이하게도 노안 증상이 다소 호전될 수도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녹내장의 경우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병의 진행 정도가 심해지면 시야의 감소가 나타나지만, 우리의 눈은 두 개가 상호보완해주기 때문에 시야검사를 실시하지 않으면 말기가 될 때까지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굳이 특징적인 증상을 꼽자면 아갼에 주변부가 덜 보이는 것이 심해져 운전이 힘들다는 정도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으면 보통 중기나 말기로 분류한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녹내장과 달리 구토, 두통, 시력감퇴가 급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디.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있을 시에는 급성 녹내장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각 질환의 치료방법은?

“백내장은 기본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백내장은 시력이 감소하지만 수술적 치료 후 안정적으로 렌즈 제거와 인공수정체 삽입술이 되면 대부분 수술 다음날부터 급격히 상승된 시력을 얻을 수 있다. 예전부터 수정체 제거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초음파 유화술 및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대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절개창도 3㎜ 이하로 다음날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녹내장은 기본적인 일차치료로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현재 녹내장 치료에는 크게 5~6개의 카테고리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각 약물의 장단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선택한다. 또한 녹내장도 수술적 치료를 실시하는데 약물적 치료로 안압이 적절히 떨어지지 않는 경우, 약물로 안압은 비교적 낮지만 녹내장 검사를 해보았을 때 진행의 소견이 있는 경우, 약물의 부작용으로 도저히 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백내장 수술과 녹내장 수술을 같이 시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백내장과 녹내장의 예방법은?

“두 질환 모두 나이와 연관성이 많다. 그래서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일년에 한 두번은 안과를 방문하여 두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녹내장의 경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안과적 정밀 검사를 하지 않으면 조기에 알기가 힘든 실정이다. 우리나라 남일면에서 실시한 대단위 연구에서 40세 이상 성인의 약 4% 정도가 녹내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중 77%는 안압이 높지 않은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안압이 높지 않다고 녹내장에 대해서 안심해서는 안 될 일이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조기에 진단하면 치료법도 다양하고 예후도 좋다. 그러므로 40세 이상 성인은 정기검진 및 건강검진에서 안과 검사를 꼭 포함할 것을 권장한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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