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는 적절한 수분공급이 최선
상온에 오래 방치된 식품 피하고
설사등 2일이상 지속되면 병원에

▲ 이현석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식중독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과거에 비해 의학이 많이 발전하면서 식중독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이 줄었지만, 면역이 약한 사람이나 어린이, 노약자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식중동 예방법을 이현석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보았다.

◇식중독균 열 가해져도 파괴되지 않아

식중독이란 식품의 섭취와 관련해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미생물이 만들어낸 독소에 의해 발생한 것이 의심되는 모든 감염,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흔히 사람들이 장염이라고 부르는 질환 역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의미하고, 대부분 음식 섭취와 관련 있으며 증상도 비슷해 식중독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다.

식중독은 균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균이 만든 독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고 1~6시간이 지나면 구토 복통이 생기고 세 명 중 한 명은 설사를 한다. 이 증상은 약 12시간 정도 지속된다.

이현석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을 끓여서 먹으면 식중독이 예방된다고 생각하지만, 장에 작용하는 독소는 열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다”며 “즉, 음식물을 끓여도 독소가 파괴되지 않으므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포도상구균성 식중독은 수분을 적절히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며 항생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의 위생적 처리와 보관에 유의하고, 가급적 생식보단 음식물을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여름철 어패류 섭취 시 비브리오균 조심

장염 비브리오균은 바다에 살며 겨울에는 해수 바닥에 있다가 여름이 되면 위로 떠오른다. 균은 어패류를 오염시키고 이를 날 것으로 먹은 사람은 감염된다. 주로 6~10월에 많이 발생하며 국내 어패류의 10~20%가 비브리오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어패류를 먹게 되면 설사와 복통, 구역, 구토, 고열 등이 발생한다. 적절한 수분공급을 하면 대부분 3일 이내에 호전되지만, 감염력이 높은 비브리오는 장을 통해 균이 전신에 퍼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간이 나쁘거나 알코올 중독자가 생선회, 굴 등을 먹게 되면 발병률이 높아지며 치사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일가족 3명이 보툴리누스 중독증 환자로 최종 판명된 일이 있었다. 보툴리누스 중독증이란 식중독의 일종인 보톨리늄균이 만들어 낸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소에 중독된 증상을 말한다. 이 독소가 몸에 침입해 12~36시간이 지나면 목이 마르고 숨이 차는 초기 증상을 거쳐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을 일으킨다. 보눌리늄균은 부적절하게 처리한 캔을 비롯해 냉장 보관하지 않거나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봉 가공한 음식에서 주로 발생한다.

◇2일 이상 증상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

장출혈성 대장균의 일종인 O-157에 감염된 환자는 해마다 전국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 균에 감염되면 구토와 함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며 혈액이 용해돼 신장이 손상되는 요독증 증세를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십 명이 보고됐고, 미국의 경우 장출형성 대장균 감염으로 연평균 7만명 가량의 환자가 발생해 61명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매년 2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전염병은 주로 6~9월에 발생한다. 출혈성 대장균 감염을 막으려면 쇠고기는 70℃ 이상의 온도에서 2분 이상 가열, 조리해 먹는다. 도마나 조리기구는 청결히 사용하며 손을 자주 비누로 씻어야 한다. 설사가 나는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균을 퍼뜨릴 수 있으므로 음식 조리는 물론이고 수영장에 가서도 안 된다.

이 전문의는 “식중독은 예방이 중요하다. 우선 상하거나 상온에 방치된 음식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설사가 생기거나 복통, 오한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술의 섭취를 삼가해야 한다”며 “식중독 증상은 대개 하루에서 이틀이 지나면 나아지지만, 2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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