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획단계서 영화의 승패결정
상영시간 4년 민선7기 블록버스터
짜릿한 카타르시스 안겨주길 기대

▲ 홍종오 영화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시지회장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영화 초반 5분 정도의 런닝타임은 주인공의 캐릭터를 소개하고 내용을 함축적으로 암시하거나 압도적인 스케일로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로 사용되곤 한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다양한 연출과 표현기법으로 오프닝부터 강한 인상을 주는 영화들이 많으며, 특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공식이기도 하며 이를 영화 ‘5분의 법칙’이라고 불린다. 이는 영화 흥행을 좌우하는 골든타임과 같은 절대적인 시간이다. 영화관의 불이 꺼지고 배급사의 로고에서부터 본 영화 타이틀이 나오는 통상 5분 전 후의 시간동안 관객들의 시선과 마음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흔히 흥행에 실패한다는 이론이기도 하다.

전 세계 영화의 심장이라 불리우는 미국 헐리우드에는 영화의 흥망을 결정짓는 흥행 방식 10가지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1. 새로운 영웅을 영접하라 2. 10분 안에 흥미를 끌어라 3. 흥미로운 조연과 적을 가져라 4. 주인공을 위험에 빠뜨려라 5. 주제의식을 가져라 6. 논리적 결함을 두려워마라 7. 전통 장르의 규칙을 무시하지 마라 8. 명대사를 빠뜨리지 마라 9. CG는 이야기에 복속시켜라 10. 가장 오래된 법칙을 깨지 마라 등이다.

이 중에서 2번 ‘10분 안에 흥미를 끌어라’에 대해 저명한 시나리오 작법 강사 사이드 필드는 저서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나는 모든 시나리오 지망생들이 이야기를 잘 쓰건 못 쓰건 언젠가 잘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잘못된 시나리오는 쓰레기통에 던져져 재활용 종이로 사용될 것이다. 10분이다. 첫 10분 안에 당신은 보고 있는 영화에 관한 생각을 결정하게 된다”고 그는 장담한다. 꼭 10분은 아니더라도 블록버스터는 초반에 관객의 눈과 심리를 ‘낚아야’ 한다.

최장수 시리즈물 중 하나인 ‘007 시리즈’의 그 오랜 장수 비결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액션으로 영화 초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데 있으며 ‘미션 임파서블’의 초반 5분은 큰 이야기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이야기를 매번 톡특한 방식으로 주인공과 타이틀을 소개하고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며 관람객들에게 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든 것이 흥행의 성공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레옹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어낸 영화 ‘레옹’과 SF영화의 신기원을 일으킨 ‘메트릭스’ 등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영화들이 초반 ‘5분의 법칙’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8년작 전쟁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실제 2차 대전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어낸 걸작이다. 특히 초반 27분간 전개되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오마하 해변 전투 장면의 생생한 묘사로 전쟁의 공포를 실감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당시 생존한 군인들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눈물을 흘리며 “그때와 달랐던 건 화약 냄새 뿐이었다”고 말한 인터뷰가 유명하고, 몇몇 참전용사는 영화를 보고 PTSD 증세(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울산도 5분의 법칙에서 예외일 수 없을 것 같다. 민선7기 울산에서도 새로운 블록버스터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상영 시간 4년인 ‘울산’이라는 영화의 콘셉트는 ‘새로운 울산, 시민이 주인입니다’로 정해졌다.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영화는 초기 기획단계에서 이미 승패가 결정된다. 시나리오가 좋아야하고 감독과 스텝의 호흡도 중요하며 특히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서 전체 영화를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불린다. 그만큼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울산이라는 영화가 흥행에 대 성공해서 시즌2를 준비할지 여부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 이라 생각된다. 어려운 여건 속 4년의 짧은 기간 동안 울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삶의 희망과 울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멋진 시나리오와 연출로 시민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물해 주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홍종오 영화감독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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