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울산대교 도로가 파손돼 있다. 울산대교 운영사 측은 “폭염으로 인해 도로 포장면이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울산에는 낮 최고기온이 35.2℃까지 치솟았다. 연합뉴스

올해 장마기간 고작 14일로
1973년 이래 두번째로 짧아
폭염·열대야 현상 일찍 발생
울산대교 도로 녹아내리고
온열질환자도 급격히 늘어

올해 울·부·경 지역은 장마가 유독 짧게 끝난 반면 불볕더위는 장기화되고 있다. 계속되는 폭염에 울산대교 도로가 파손되는 등 피해와 온열질환자 발생도 잇따르고 있다.

22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울·부·경 지역 장마는 지난달 26일 시작해 7월9일 끝났다. 장마기간은 14일로 지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빨리 끝났다. 이 기간동안 강수량은 297.3㎜로 평년 387.8㎜보다 턱없이 적었고, 강수일수도 11일로 평년 17.2일보다 적었다.

울산에 지난 11일 내려진 폭염특보는 12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울산지역 최고온도는 35.2℃를 기록했다. 경남 합천은 38.7℃, 양산 38.6℃ 등 경남지역에서는 올들어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등 불볕더위가 계속됐다.

이같은 폭염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끝나면서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일찍 발생하고 있는 데다, 한반도 주위를 자리잡은 고기압이 견고한 상태로 기압계 흐름도 매우 느려져 있어 뜨거워진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특히 당분간 기압계의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 기온 상승 경향, 수증기와 열 축적, 비가 내리기 어려운 조건이 지속되면서 폭염은 적어도 7월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10호 태풍 암필(AMPIL)이 대만 북동부 해상을 경유, 중국 쪽으로 이동중이어서 태풍에 동반된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 무더위로 인한 불쾌지수 상승과 습도 증가로 열대야 발생 지역이 확대·강화될 조짐이다.

지난 30년동안 울산의 최장 폭염일수는 지난 1995년 25일, 2006년 19일, 2013년 18일 등의 순이다. 현재 폭염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보에 올해는 언제까지 불볕더위가 이어질 지도 관심이다. 계속된 폭염에 지난 20일께는 울산대교 상판 도로 일부가 녹아내리기도 했다. 온열질환자도 지난 11일 이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울산대교 운영사인 하버브릿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울산대교를 지나던 운전자가 상판 도로가 파손된 것을 목격하고 신고했다. 파손된 도로는 동구에서 남구 방면 편도 2차선 도로 중 2차로로, 교량 중앙 부분 약 200m가 파이거나 솟아올랐고 녹은 아스팔트 파편이 곳곳에 흩어져 차량에 들러붙었다.

하버브릿지 측은 폭염으로 인해 교량 상판이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파손된 2차로를 통제하고 도로 포장업체를 불러 긴급 복구작업을 펼쳤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5.2℃였다.

한편 울산에서 지난 5월20일부터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51명이며 이 중 48명이 지난 11일 폭염특보 발령 이후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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