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성 중앙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는 심장에 안 좋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애매하게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겠지요”라고 답을 해주고 만다.

심장내과의사인 필자 입장에선 심장과 직접 연관된 시술이나 약물치료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자 개개인이 알아서 해야 할 영역이라고 치부해버린다. 환자도 일반인들도 스트레스와 심장의 관계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기에 심장과 스트레스와의 관계를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스트레스라는 말은 물리적이나 심리적인 압박의 의미로 사회에서 많이 통용되는 말이다. 의학적 의미를 더 부여하면 우리의 육체적, 신체적 균형을 깨뜨리려는 자극에 대해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 몸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더라도 개개인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다를 수 있다. 심지어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나뉘어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장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수긍하기 어렵기도 하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자율신경계가 작동을 한다. 신체에는 여러가지의 신경계통이 있는데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한 신경은 뇌경색이 오면 손상을 받아 몸의 마비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알아서 작동하는 것이 자율신경계다. 이 자율신경계는 교감과 부교감신경으로 서로 반대되는 작용으로 나뉘고 둘 사이의 적절한 균형으로 우리의 몸이 일정 체온을 유지하고 소화, 심폐 운동이 이뤄지게 한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교감신경 쪽으로 균형이 쏠리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심근수축력과 맥박수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신체 상태가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과도하게 나타나면 심혈관벽에 때가 끼여서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심장세포의 전해질 흐름의 이상으로 심장의 맥박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발생한다.

복잡한 이야기들이 나오긴 했지만 스트레스와 심장과의 관계는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항상 이런 글은 스트레스를 피해서 건강하게 살자고 끝을 맺어야겠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은 말처럼 쉽진 않다.

1959년 미국의 심장내과 의사가 심질환과 많이 연관되는 성격에 대해 A형 성격(혈액형의 A형이 아니다)이라 하고 그 반대 성격을 B형 성격으로 명명했다.

A형 성격은 일을 열심히 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며 일을 안하고 있으면 초조해한다. 성격이 급해서 빨리 말하거나 식사도 급하게 하고 걷는 것도 빠르다.

이런 성격을 타고 난 이들도 있겠지만 주로 각박한 삶이나 사람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고로 서로에 대한 배려 없이는 건강하게 살수 없는 세상이다. 남을 충분히 이해하고 서로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에서부터 건강한 삶을 시작해보자.

이진성 중앙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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