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수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휴가철이다. 더운 여름이다 보니 계곡, 바다, 수영장 등으로 물놀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 때부터 귓병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가 급증한다. 이는 대체로 급성 외이도염 때문이다.

외이도는 귓바퀴와 고막을 연결하는 2.5㎝ 길이의 동굴 같은 통로다. 이러한 외이도의 피부에 염증이 발생한 것을 외이도염이라 한다.

정상적인 외이도는 건조하고, 산성을 유지함으로써 세균 성장을 억제하고 감염을 차단한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각종 세균들이 활발히 증식하고, 대기 습도의 증가나 목욕, 수영, 잠수 등으로 귓구멍에 물이 자주 들어가 외이도에 쉽게 염증이 생기게 된다.

급성 외이도염의 증상으로는 귀가 가렵고, 귀가 막힌 듯 먹먹한 증상에서부터 심한 경우에는 진물, 통증, 청력 저하 등도 나타날 수 있다.

급성 외이도염은 대부분 이비인후과 통원 치료를 1~2주 정도 하면 호전된다. 하지만 습진이나 피부 알레르기, 지루성 피부염이 있다든지, 귀를 자주 만지는 습관이 있는 경우, 당뇨가 있을 경우에는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자주 재발할 수 있다. 곰팡이(진균)의 감염이 생겼다거나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이 있는 경우에도 치료가 길어진다.

외이도염의 치료는 우선 귀에 차 있는 분비물과 진물을 제거하고, 항생제와 항염증제로 이루어진 물약을 귀에 정기적으로 투여한다. 심한 경우에는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가려움이나 통증을 감소시키는 약을 복용한다. 치료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귀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또 가능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외이도의 청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해 조심스럽게 시행되어야 한다. 환자 스스로가 깨끗이 한다고 만지는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물놀이 후 급성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이도를 건조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귀에 물이 들어간 경우 면봉은 절대 사용 금지다.

헤어 드라이기를 귀에서 멀리 둔 상태에서 찬바람으로 귀를 말리거나, 물이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물이 들어간 쪽 귀를 건조한 수건에 대고 누워있는 것도 효과적이다. 여름철 즐거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귀의 청결과 더불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안수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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