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하위권을 차지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의 지지도는 37.3%, 순위로는 15위다. 주민생활만족도도 45.5%로 전국 13위에 머물렀다. 특히 송시장은 당선됐을 때 지지도보다도 더 떨어져 ‘주민지지확대지수’ 평가에서도 70.5점에 그쳤다. 이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한국행정학회와 공동으로 민선 7기 출범 이후 첫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를 실시한 결과다. 1위는 김영록 전남지사(61.8%), 2위는 원희룡 제주지사(61.1%), 3위는 최문순 강원지사(60.8%)가 차지했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송 시장 보다 낮은 16,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송 시장의 경우 뚜렷한 실적이 없음에도 이처럼 하위성적표가 날아들었다. 당사자로서는 난감할 것이며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도 당혹스럽다. 물론 여론조사라는 것이 때론 일시적인 것이어서 실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송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울산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음에도 빠른 결과를 기대하는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 울산의 경제가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는 시대적 상황도 송 시장에게는 악재가 됐을 것이다. 향후 송 시장의 진정성이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업무에서 성과가 나타나면 여론반등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그저 흘러가는 여론일뿐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안일하게 흘려 넘길 일만은 아니기도 하다. 박맹우 시장부터 김기현 시장에 이르기까지 지난 15년간 같은 여론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해온 울산이기에 이날 받아든 성적표가 더 충격적인 것도 사실이다. 단체장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않고는 정책적 소신과 업무 추진력을 갖기 어렵다. 한번 형성된 여론이 반등하기는 쉽지도 않다. 취임 초기에 때마침 다가온 따끔한 채찍질로 여기고 철저한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선, 지난 한달여동안 울산시정 가운데 시민적 관심이 높았던 고위직 인사와 시립미술관 건립 사업 중단, 국가지원 사업의 무산 등의 시정과정을 곰곰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는 선거를 도왔던 시장 측근들을 대거 고용한데다 굵직한 시정에 측근들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거부감이 없지 않다. 산재모병원과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 반구대 암각화 보존·맑은 물 공급 등의 국책사업과 관련해서도 가시적 대안 없이 먼저 정부의 입장을 전격 수용, 무산(霧散)을 결정한 데 따른 불안감 등이 퍼져 있다.

송 시장은 이제 취임한지 한달보름이 지났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지만 ‘시민과의 소통’을 시정철학으로 삼겠다는 송 시장이 과연 어디를 향하고 달리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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