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언 길메리요양병원 소아과 전문의
오키나와는 장수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들은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많이 먹고 있다. 그런데도 성인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돼지고기를 굽지 않고 물에 삶아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돼지나 소고기를 불에 구어 먹는 것 보다 물에 삶아 먹으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불에 구우면 돼지고기 속의 당분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AGE)이 생성된다. 이 최종당화산물(AGE)는 체내에 축적돼 산화작용을 일으켜 노화를 촉진시키고 활성산소를 생성한다.

이 활성산소는 LDL콜레스테롤을 산화시켜 동맥에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 심장마비,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노화와 암의 주범이 된다.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면 폐기물이 나오듯이 우리 몸에서 100개의 산소가 타면 2개 정도의 나쁜 활성 산소가 생긴다.

활성 산소라고 해서 좋은 것으로 오해하지만 유해산소라고 하는 것이 옳다. 식사를 많이 할 때나 운동을 많이 할때, 담배를 피울 때, 화를 낼 때 많은 활성 산소가 나온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활성 산소 못지 않게 최종당화산물(AGE)도 그런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포도당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해 산화되고 엉켜서 딱지를 만들어내는 작용을 한다.

포도당이 뇌속에서 단백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AGE)이 생성되면 뇌조직을 엉키게해 뇌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게 한다. 심할 경우 미토콘드리아 등을 손상시켜 치매를 일으킨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속에 베타 아밀로이드란 이상 단백질이 침착해 뇌기능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속에 당은 많은데 뇌 세포속으로 당을 넣어 주는 인슐린이 부족한 경우다. 인슐린이 부족해 당이 뇌세포에 전달되지 못하면 당은 뇌혈관속에서 혈액속의 단백질 및 지방과 결합해 최종당화산물(AGE)이라는 새로운 단백 물질을 만든다. 이 과정에 염증과 산화가 발생해 베타 아밀로이드반점이 생성된다.

이처럼 치매가 생기는 기전이 최종당화산물(AGE)이라는 이상한 단백질이 뇌부위에 침착해 뇌기능을 퇴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고기는 구이보다는 삶아 먹는 것이 몸에 좋다. 고기를 물에 끓이면 설탕이 단백질에 붙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최종당화산물(AGE)이 생기지 않는다.

김용언 길메리요양병원 소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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