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용해제 주사로 치료 하지만

증상발생 4시간30분내에만 가능

기계적 혈전제거술은 24시간까지

▲ 김원기 동강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같은 날씨에는 혈관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에 관심이 높아져 뇌졸중의 발병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혈관성 질환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원기 동강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와 함께 뇌혈관 질환과 기계적 혈전 제거술에 대해 알아본다.

◇뇌경색 치료, 빠를수록 예후 좋아

뇌졸중은 뇌의 대표적인 혈관질환이다.

뇌졸중의 사전적 의미는 ‘뇌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 기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뇌혈관의 병 이외에는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뇌졸중은 뇌출혈(출혈성 뇌졸중)과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으로 구분된다.

이런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편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의식장애 같은 심한 장애를 남길 수 있으며 위중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뇌출혈은 혈관이 터지면서 생기는 출혈이 뇌 조직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만큼 뇌 조직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그러나 뇌경색은 혈관이 막혀 혈액이 뇌 조직으로 통하지 않아 산소 부족으로 인한 뇌손상이 오는 것이고,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뇌세포가 죽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뇌세포가 죽기 전 혈류를 다시 공급할 수만 있다면 뇌세포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김원기 동강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사람의 뇌가 허혈상태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개인마다 편차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완전 뇌허혈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돌이킬 수 없는 뇌세포의 손상을 초래한다. 뇌경색의 치료가 시간을 다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뇌경색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살릴 수 있는 뇌 범위가 넓어진다”고 조언했다.

◇기계적 혈전 제거술 적용 범위 확대

현재 가장 보편적인 뇌경색의 치료는 정맥으로 혈전용해제를 주사하는 방법이다.

김 전문의는 “이 방법은 증상 발생 최대 4시간30분이 지나면 투약할 수 없다. 또 나이, 기저질환, 환자 상태 등에 따른 제약이 많아 실제로 투약이 가능한 환자는 매우 적다. 게다가 합병증 대비 치료 효과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올해 미국 뇌졸중학회에서 급성기 허혈성 뇌졸중 치료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내놓았다. 역대 지침 중 많은 변화가 있었던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여겨볼 사항은 ‘기계적 혈전 제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새로운 뇌졸증 치료 지침에 따르면 기계적 혈전 제거술은 상황에 따라 최대 증상 발생 2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뇌졸중 치료의 패러다임이 약물중심 치료에서 물리적인 시술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김 전문의는 “기계적 혈전 제거술이란 뇌 동맥을 막고 있는 혈전을 직접 혈전 흡인용 도관이나 혈전 제거용 금속망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환자에 따른 제약이 거의 없고 시술직후 눈으로 치료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효과도 약물치료보다 눈에 띄게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계적 혈전 제거술은 충분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조적 치료 수단으로만 인정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울산 지역에는 기계적 혈전 제거술이 가능한 병원이 두 곳뿐이다.

김 전문의는 “대한신경중재치료의학회와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가 인증하는 뇌혈관내치료 인증전문의는 현재 울산 내 총 8명이며, 인증병원은 울산대병원과 동강병원이다. 모든 뇌경색 환자에게 기계적 혈전 제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응급실 도착 1시간 이내 혈전 제거술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은 365일 24시간 심뇌혈관질환 치료지침에 따른 응급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 결코 만만치는 않지만 이런 병원이 울산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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