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 장기침체 여파에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상승 등 고용환경 변화로 울산지역 신설법인 수가 크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울산의 신설법인 감소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 일자리 창출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창업에서마저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특히 제조업의 법인 신설 위축세가 뚜렷해지면서 산업수도 울산의 성장동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9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8월까지 울산지역 신설법인은 87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913개) 대비 4.1% 감소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뒤이어 부산 ­2.0%, 충남과 제주가 각각 ­0.2%로 나타났다. 전년누계 증감률 전국평균치가 6.4%임을 감안하면 울산의 사정이 얼마나 안좋은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대전(41.4%)과 세종(22.7%) 전남(20.4%) 지역과는 비교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또 울산의 경우 올들어 3월(129개) 이후 신설법인수가 120개를 넘지 못하면서 월평균 110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1390개 수준을 밑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월만해도 울산지역 신설법인은 103개로, 1년전(105개) 보다 1.9% 감소했다. 전월(116개)보다는 11.2%나 주는 등 감소세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 신설법인이 8727개로,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법인설립이 확대된 전국적인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국적으로는 전년 동월대비 268개(3.2%)가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2056개·23.6%), 제조업(1672개·19.2%), 부동산업(837개·9.6%), 건설업(783개·9.0%) 순으로 설립됐다. 도·소매업은 온라인 시장 및 신선농산물 판매·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자상거래 및 신선식품 도매업을 중심으로 증가한 것이다. 반면 제조업이 213개(11.3%), 건설업 82개(9.5%) 법인 설립이 감소했다. 올해 증가세가 지속됐던 전기·가스·공기공급업의 법인 설립도 전년 동월대비 106개(21.1%) 감소했다. 울산의 부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울산의 신설법인 감소는 지속되고 있는 경기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상승 등 고용환경 변화도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성장기반인 제조업의 법인 신설 위축세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신설법인은 고용지표와 연동되는 성향이 있는 만큼 더 이상의 고용 악화를 막기 위해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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