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라주 보람병원 외과(유방·갑상선) 전문의가 유방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기적·비주기적 통증으로 구분
생리 전 일시적 통증이 전체 70%
22%는 치료 없이도 증세 사라져
한 쪽 가슴 비주기적인 유방통
멍울·분비물등은 전문의 진단을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들어 유방통증이 유난히 심해졌다. 통증은 월경을 앞두고 더욱 명확하게 나타났다. 간혹 멍울이 만져지기도 하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최근 들어 유방암 발생 연령이 낮아졌다는 뉴스를 많이 접한터라 덜컥 겁이 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방 클리닉을 찾은 김씨의 증상은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유방 조직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밝혀졌다.

◇생리주기 전 유방통은 정상

유방통증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살아가면서 한번쯤 경험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쪽 또는 양쪽 가슴 모두 나타날 수 있으며, 찌릿하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을 호소한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 또는 젖 도는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임라주 보람병원 외과(유방·갑상선) 전문의는 “유방 통증은 유방 클리닉을 찾는 여성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유방통이 생기면 유방암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유방암 환자가 유방통을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는 5% 이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유방 통증이 있을 때는 통증의 양상 및 병력, 생리와의 관계, 유방통의 기간, 통증의 위치와 다른 질환과의 관계 등을 확인해 약물 치료를 요할 정도로 유방통의 정도가 심한지를 평가한다.

임 전문의는 “유방통이 수면, 일상생활, 성생활 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유방통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식생활이나 복용했던 약물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하지 않은 유방통이나 생리주기 전 유방통은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통증 기간이 6개월 이하로 짧다면 환자와의 상담만으로도 충분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유방통증환자는 통증 자체에 대한 고통보다는 유방암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한다. 때문에 유방통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유방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카페인·여성호르몬 조절로 치료

유방통은 주기적인 통증과 비주기적인 통증으로 나눌 수 있다.

주기적인 유방통이란 통증이 월경에 이르러 나타나거나 월경 때 통증이 가장 심한 것을 말한다. 이는 가슴이 무거운 느낌, 충만감 또는 압통 등 다양하며 때로는 찌릿한 느낌, 우리한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임 전문의는 “주기적인 유방통은 전체 유방통의 약 70%를 차지하며, 20대에 호발한다. 22%의 환자에서는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증세가 사라지지만 간혹 폐경기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양쪽에 통증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월경주기 중 황체기의 유방통은 종종 유방 덩어리를 형성하기도 하며, 이는 유방암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기적 유방 통증은 생리주기와 관련된 통증이 대부분이며, 이는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유방 조직이 자극을 받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이외에도 호르몬 불균형, 체내수분이 쌓인 경우나 스트레스, 피로, 여성호르몬 과다 분비, 프로락틴 과다분비, 알코올이나 카페인, 또는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 필수지방산 섭취 부족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임 전문의는 “보통 주기적인 유방통은 일시적인 증상으로 유방 질환과 큰 연관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심해도 되지만, 만약 이런 불편감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병원에 내원하길 바란다. 대부분의 경우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여성호르몬을 조절해주는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멍울, 분비물 등의 증상은 유방암 의심

유방에 혹이 발생한 경우, 폐경기 여성이 여성호르몬을 복용하거나 복용하다가 끊은 경우라면 비주기적 유방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유방염, 유선염, 유방낭종, 유관확장증으로 인한 통증일 수 있으며, 드물게는 유방암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 전문의는 “월경 주기와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통증이 나타나는 비주기적 유방통은 대개 한쪽의 유방에서만 발생한다. 비주기적 유방 통증은 대부분이 유방 자체의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칼로 베이거나 찌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방 내부에 멍울이 만져진다거나 유방의 피부 변화, 혈성 유두 분비물, 겨드랑이 멍울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유방암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방 외과를 방문해 검사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방 분비물이 있는 경우는 흰색, 투명한색, 노란색, 붉은색으로 나눌 수 있다.

임 전문의는 “흰색은 수유가 끝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고, 투명색과 노란색은 뇌하수체에서 과잉 자극된 호르몬의 배출로 인한 것이다. 그런데 붉은색의 유방 분비물이 보일 때에는 유두종이나 유방암에서 분비된다. 특히 한 구멍에서 나오는 검붉은색 분비물이 있는 경우 암과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의 또 다른 증상 중 하나가 유두 함몰이다. 그런데 유두 함몰이 어릴 때부터 생긴 현상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함몰이 생겼다면 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유방에 부드러운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은 보통 월경주기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고 멍울이 딱딱하고 주변 조직과 붙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유방암은 조기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아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는 것이 최선이다. 4㎝ 이하의 암이고, 유두와 거리가 있는 암이라면 유방 보존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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