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이용섭 광주시장과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시장은 광주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일자리를 뺏거나 노동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 아니다”고 설득했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가 추진되면 수소차 등 현대차와 울산시가 추진하는 신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등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 위원장은 “울산이 광주보다 실업률이 더 높고, 조선업 위기 등으로 더 어렵다”며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 노조는 특히 이용섭 시장에게 울산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울산시민 63%가 광주형 일자리가 울산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66%가 정부의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또 이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2.5%가 현대중공업 사태 후 현대차까지 어려워지면 울산경제에 심각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송철호 시장은 아직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시는 울산시민들에게 광주형 일자리가 무엇인지, 울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의문과 분석과 전망을 내놓아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송 시장의 입장을 촉구하고 광주형 일자리를 철회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시는 현대차 노조의 요구를 떠나 진정으로 울산시민의 편에서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향을 찾아 논의를 진행시켜가야 한다. 송 시장에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찬반을 천명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울산의 3대 주력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울산시민들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는지 정보와 분석, 전망 등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송 시장이 계속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함구하면 시장으로서의 직무를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울산시장이 아닌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울산시민의 여론을 전달해서야 되겠는가. 이용섭 시장이 울산까지 와서 광주형 일자리를 소개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하고 있는데, 송철호 시장은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울산시민들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광주형 일자리가 울산에, 내 자녀들에게, 이웃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몹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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