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전인 40대 발생률 높지만
30세 이후부턴 자가 검진 권고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촉진하고
분비물이나 혈액 나오는지 확인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으로
적절한 검진 방법·주기 정해야

유방암은 전세계 여성암 1위, 국내 여성암 2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우리나라 여성에서 유방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의 18.9%를 차지한다.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최근 15년 사이 3.6배나 증가했으며, 2013년 이후 한해 유방암 발생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다행히 유방암 병기 0기 또는 1기에 해당하는 조기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에는 조기 유방암 환자가 59.6%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유방 검진의 활성화로 인해 유방암 조기 발견의 빈도가 높아진 것이 주된 요인으로 추정된다.

◇30세 이후부터 반드시 조기검진 받아야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폐경 전의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구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 질수록 유방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반면, 한국 여성에서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군은 40대다.

40세 이하 환자도 약 13%를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도 유방암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갖고 정기적인 유방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부터 조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령별로 30세 이후부터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추가하고,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의 임상진찰과 유방촬영술을 할 것을 권장한다.

박민경 보람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전문의와 상담해 좀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여성 △초경을 빨리 시작했거나 폐경기가 늦어져 여성호르몬에 노출된 기간이 긴 경우 △장기간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 △30세 이후에 첫 출산을 했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 △경구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한 여성 △폐경 후 비만 여성 △술과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여성 등이 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방의 자가 검진은 매월 생리가 끝나고 3~5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운 시기에 하는 것이 좋다.

폐경이 됐거나 자궁적출 등의 이유로 생리를 하지 않는 여성이라면 매월 일정한 날짜를 정해서 정기적으로 하면 된다”고 했다.

자가 검진방법은 먼저 거울 앞에 서서 유방의 모양을 관찰하여 양쪽 유방이 대칭적인지 움푹 들어간 곳은 없는지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색이 변한 부분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본다.

그 다음 누워서 한 번, 일어서서 한 번 촉진을 해본다.

촉진은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의 앞부분으로 부드럽게 눌러 만져지는 멍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때 쇄골에서부터 유방아래까지 빠지는 부분이 없도록 위에서 아래로 지그재그 식으로 만져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유두를 짜서 분비물이나 혈액이 나오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만약 핏빛 유두 분비물이 나오거나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 또는 유방과 유두의 함몰이나 습진, 피부가 오렌지 껍질 같이 거칠어진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 후 추가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박민경 보람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검사

유방암 선별검사로 이용되는 유방촬영술은 저선량의 엑스선을 유방에 조사해 유방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다.

간혹 검사 시 압박에 의한 통증이나 방사선 조사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검사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는 디지털 유방촬영술이 도입되면서 보다 적은 선량으로 선명한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됐고, 미세석회화의 형태로 나타나는 조기 유방암의 경우 유방촬영술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므로 반드시 필요한 검사이다.

박 전문의는 “유방자체가 통증에 민감한 부위이며 압박판으로 유방을 충분히 눌러 납작해진 상태에서 촬영을 해야만 유방조직이 선명하게 보여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므로 통증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생리가 끝난 후부터 배란기 전에 검사를 받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한국 여성에게 흔한 치밀유방의 경우 유방촬영술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는데, 병변이 있어도 치밀한 유방조직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유방 초음파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면 유방암 발견율을 높일 수 있다.

박 전문의에 따르면 “유방 초음파검사는 유방촬영술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매우 유용한 검사다. 검사 시에 통증이 없고 방사선 노출이 없어 임신이나 수유 중인 여성이나 상대적으로 방사선에 민감할 수 있는 20~30대 여성에서도 부담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초음파는 주관적인 검사로 검사자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유방확대를 위해 파라핀이나 필러, 자가지방 등의 이물질을 유방에 직접 주입한 경우에는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검사로 진단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검사 받을 수 있다.

끝으로 박 전문의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의 나이와 유방의 상태, 가족력을 비롯한 위험요인 등에 따른 적절한 검진 방법과 검진 주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평소 정기적인 자가 검진으로 자신의 유방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조기유방검진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